“혼자 밥 먹던 청년들”… MK·유학생 호스텔에서 다시 ‘가족’을 만나다
- 종교 일반 / 김재성 기자 / 2026-05-21 22:05:35
- 5개국 청년들 함께 생활하며 식사·예배·일상 나눠… “혼자라는 생각이 줄어들었다”
- “함께 밥 먹는 일상이 회복 되기도”… 관계 단절 시대 속 새로운 공동체 이야기
![]() |
| ▲ 한국 생활 속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준 MK·유학생 호스텔 청년들의 단체 모습 |
저녁 시간이 되자 서울의 한 호스텔 주방에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유학생은 고향 음식을 꺼내놓고, 선교사 자녀(MK)는 김치를 접시에 담는다. 누군가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옆 사람의 말을 들어준다. 서로 살아온 환경도, 언어도 다르지만 식탁 위 분위기는 어느 가족의 저녁과 크게 다르지 않다.
1인 가구 증가와 청년 고립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사단법인 아시안미션(대표 이상준, 이하 AM)이 운영 및 협력하고 있는 ‘MK·유학생 호스텔’이 관계 중심 공동체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AM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국내에 홀로 머무는 선교사 자녀(MK)와 외국인 유학생들의 삶을 조명하며 호스텔 사역 현장을 공개했다. 이번 기획은 호스텔을 단순한 숙소가 아닌, 낯선 환경 속 청년들이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는 공동체로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AM 호스텔에는 바레인, 튀르키예, 베트남, 카자흐스탄, 레바논 등 9명의 MK와 몽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 6명의 유학생 15명이 생활하고 있다. 호스텔 사역은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으며, 지금까지 94명 이상의 청년들이 이 공간을 거쳐 갔다.
실제 거주 청년들에게 가장 큰 의미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존재였다.
유학생 알루아(카자흐스탄) 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외로움이었다”며 “아플 때도 혼자였고, 밥을 먹는 것도 늘 혼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호스텔에 와서 누군가 ‘오늘 어땠어?’라고 물어봐 주는 게 그렇게 큰 위로가 될 줄 몰랐다”며 “사람은 결국 사람이 필요한 존재라는 걸 여기서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MK 전예인(튀르키예) 씨는 한국 입국 당시를 떠올리며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지낼 곳이 없어 막막했다”고 말했다. 그는 “짐을 들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불안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호스텔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라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고 했다.
AM 호스텔은 단순한 생활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매월 함께 드리는 예배와 식사 교제, 옷 나눔 행사, R&R 캠프 등을 통해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MK 김유진(카자흐스탄) 씨는 “학교생활이나 신앙 문제로 고민이 많을 때 MK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큰 힘이 된다”며 “누군가 내 상황을 이해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의 생활을 돕는 ‘빅시스터’ 아셀(키르기스스탄) 씨는 함께 식사했던 순간들을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으로 꼽았다. 그는 “서로 다른 나라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각자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며 “문화도 언어도 다르지만 함께 웃고 기도하는 순간에는 진짜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호스텔 사역을 돕고 있는 ‘빅시스터’ 이경아(이랜드 패션사업부) 씨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청년들의 외로움도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함께 밥을 먹고 하루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들과 MK들이 한국에서 경험한 공동체의 기억은 이후 각자의 나라와 사역지로 돌아갔을 때 중요한 신앙의 자산이 될 수 있다”며 “한 사람의 외로움을 함께 견디는 일이 결국 세계선교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AM 이상준 대표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혈연을 넘어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역시 하나님 안에서의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로움과 현실의 어려움 속에 있는 MK와 유학생들이 호스텔 안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AM은 호스텔 사역 외에도 선교사 힐링 바우처, 긴급 의료비 지원, 선교관 네트워크 연결 등 다양한 지원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