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 목사 칼럼 가족행복학교, 나의 8월의 크리스마스'
- 선교일반 / 한상옥 기자 / 2026-09-09 20:51:15
- 지금 필자 곁에는 또 하나의 긴 8월이 있다.
척수경색이라는 희귀병으로 대학병원과 재활병원에서 1년 동안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와 재활을 계속하며 휠체어 생활 4년째를 보내고 있는 아내다.
나는 곁에서 간병하며 아내와 희로애락을 나누고 있다. -
나는 오랫동안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았을 때도 그랬다. 시골의 작은 사진관, 사진관을 운영하는 남자, 그리고 밝고 아름다운 젊은 여인. 남자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한다. 여인은 그가 왜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게 여름의 어느 날, 사랑은 말보다 깊은 침묵 속에 남는다.
당시에는 그저 슬픈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삶의 여러 계절을 지나고 보니 ‘8월의 크리스마스’가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크리스마스는 겨울에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인생의 한가운데 뜨거운 8월에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올 수 있었다.
지난 8월 29일 KBS 1TV 다큐멘터리 《다큐ON》에서 만난 ‘8월의 크리스마스’ 세 편의 인생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시각장애를 딛고 육상선수로 살아가는 한 여성과 조건 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살아가는 중년의 딸과 그 곁을 함께하는 손녀, 결혼 8년 만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아기를 품에 안은 부부의 이야기였다.
화려한 성공담은 아니었다. 특별히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으며, 누군가는 수없이 실패하고 기다린 끝에 마침내 생명의 선물을 품에 안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삶이 힘들다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을 보며 ‘희망의 반딧불’을 생각했다.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거대한 불빛은 아니지만, 어둠 속에서 서로의 길을 비추는 작은 불빛이다. 누군가의 손길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기다려주는 마음 하나가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시 걷게 한다.
이런 삶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다.
이해인 시인의 「8월의 시」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 자신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며 뜨겁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또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린 섬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노래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삶의 태도인가. 고통이 없는 삶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하면서도 삶의 향기를 잃지 않는 것이다.
나의 은퇴 후 삶도 어쩌면 그런 8월의 크리스마스를 살아가는 시간인지 모른다.
작은 교회를 섬기며 힘겨운 목회를 이어가는 목회자들, 큰 질병으로 수술을 받고 투병하는 목회자들을 찾아가 돕는 ‘더조이유니언’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할 때 작은 보람을 느낀다.
가족행복학교를 운영하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열 가정을 초청해 ‘우리가족 행복캠프’를 여러 해 진행했던 시간도 그렇다. 가족들이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서로를 다시 바라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행복했다.
그리고 지금 필자 곁에는 또 하나의 긴 8월이 있다.
척수경색이라는 희귀병으로 대학병원과 재활병원에서 1년 동안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와 재활을 계속하며 휠체어 생활 4년째를 보내고 있는 아내다. 나는 곁에서 간병하며 아내와 희로애락을 나누고 있다.
때로는 힘들다. 때로는 왜 이런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만큼 회복되어 함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도 감사하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선물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크리스마스는 원래 화려한 날이 아니었다. 한 아기가 작은 곳에서 태어났고, 그 소식은 힘없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먼저 전해졌다.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믿고 싶다.
우리의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겨울이 찾아온다. 그러나 겨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뜨거운 한여름에도 사랑은 피어나고, 절망의 한가운데에서도 희망은 태어나기에.
척수경색이라는 희귀병으로 대학병원과 재활병원에서 1년 동안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와 재활을 계속하며 휠체어 생활 4년째를 보내고 있는 아내다.
나는 곁에서 간병하며 아내와 희로애락을 나누고 있다. -
-때로는 힘들다. 때로는 왜 이런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만큼 회복되어 함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도 감사하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선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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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 |
나는 오랫동안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았을 때도 그랬다. 시골의 작은 사진관, 사진관을 운영하는 남자, 그리고 밝고 아름다운 젊은 여인. 남자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한다. 여인은 그가 왜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게 여름의 어느 날, 사랑은 말보다 깊은 침묵 속에 남는다.
당시에는 그저 슬픈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삶의 여러 계절을 지나고 보니 ‘8월의 크리스마스’가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크리스마스는 겨울에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인생의 한가운데 뜨거운 8월에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올 수 있었다.
지난 8월 29일 KBS 1TV 다큐멘터리 《다큐ON》에서 만난 ‘8월의 크리스마스’ 세 편의 인생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시각장애를 딛고 육상선수로 살아가는 한 여성과 조건 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살아가는 중년의 딸과 그 곁을 함께하는 손녀, 결혼 8년 만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아기를 품에 안은 부부의 이야기였다.
화려한 성공담은 아니었다. 특별히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으며, 누군가는 수없이 실패하고 기다린 끝에 마침내 생명의 선물을 품에 안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삶이 힘들다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을 보며 ‘희망의 반딧불’을 생각했다.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거대한 불빛은 아니지만, 어둠 속에서 서로의 길을 비추는 작은 불빛이다. 누군가의 손길 하나, 따뜻한 말 한마디, 기다려주는 마음 하나가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시 걷게 한다.
이런 삶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다.
이해인 시인의 「8월의 시」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 자신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며 뜨겁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또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린 섬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노래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삶의 태도인가. 고통이 없는 삶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하면서도 삶의 향기를 잃지 않는 것이다.
나의 은퇴 후 삶도 어쩌면 그런 8월의 크리스마스를 살아가는 시간인지 모른다.
작은 교회를 섬기며 힘겨운 목회를 이어가는 목회자들, 큰 질병으로 수술을 받고 투병하는 목회자들을 찾아가 돕는 ‘더조이유니언’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할 때 작은 보람을 느낀다.
가족행복학교를 운영하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열 가정을 초청해 ‘우리가족 행복캠프’를 여러 해 진행했던 시간도 그렇다. 가족들이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서로를 다시 바라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행복했다.
그리고 지금 필자 곁에는 또 하나의 긴 8월이 있다.
척수경색이라는 희귀병으로 대학병원과 재활병원에서 1년 동안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와 재활을 계속하며 휠체어 생활 4년째를 보내고 있는 아내다. 나는 곁에서 간병하며 아내와 희로애락을 나누고 있다.
때로는 힘들다. 때로는 왜 이런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만큼 회복되어 함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도 감사하다. 오늘 아침 눈을 뜨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선물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크리스마스는 원래 화려한 날이 아니었다. 한 아기가 작은 곳에서 태어났고, 그 소식은 힘없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먼저 전해졌다. 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빛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믿고 싶다.
우리의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겨울이 찾아온다. 그러나 겨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뜨거운 한여름에도 사랑은 피어나고, 절망의 한가운데에서도 희망은 태어나기에.
세계투데이 / 한상옥 기자 san919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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