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NCCK 이홍정 총무, ‘노태우 영결식’ 사과…“5·18 아픔 헤아리지 못해”

교계/교단 / 김명상 기자 / 2021-11-04 13: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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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사과문 일부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대리 사과’ 논란을 일으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가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교회협 이홍정 총무는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광주의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 못한 잘못을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홍정 총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과 전두환·노태우 신 군부정권의 폭정에 맞서 이 땅에 고난 받는 민중과 연대하며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의 보편화를 이루기 위해 희생적으로 참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무는 “이 같은 정신을 엄중하게 계승하고 실천해야 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로서, 가해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 참여한 것은, 5.18 광주의 마음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지 못한 중대한 잘못이었다”면서 “비록 저에게 공적으로 부여된 기회를 선용하여 가해자의 죽음의 자리에서 시대를 향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기도에 담아내고자 하였지만,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 저의 참여 자체가 역사의식의 본질로부터 이탈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홍정 총무는 "5.18 광주의 마음은 국가장에 반대했고, 고인이 가족을 통해 남긴 사죄의 마음은 용서와 화해를 이끌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었다"며, "저의 기도 속에 담긴 사회적 화합에 대한 바람은 진실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사적 정당성과 현실성을 얻기에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저의 국가장 참여는 전적으로 5.18 광주의 마음을 우선적으로 헤아리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며 “이로 인해 5.18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제 마음에 다시 새기며 그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5.18광주의 마음을 신앙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며 희생적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온 모든 분들과 이를 계승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2030세대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향후 이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철한 역사의식과 피해자 중심의 현실인식을 가지고, 피해 당사자들, 지역교회지도자들과 현장의 활동가들, 2030세대, 사무국 동역자들과 보다 긴밀히 소통하며, 5.18 광주의 진실 규명과 화해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홍정 총무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총무로서 저의 거취도 이제 곧 열릴 정기총회의 결정 앞에 사심 없이 겸허히 맡기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무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도문을 낭독하며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직접 사죄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명상 기자 terry@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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