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 칼럼] 그래서 어떻게 살 건데? 잠언 14장 1절
- 칼럼·기고 / 노승빈 기자 / 2026-09-18 17: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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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희 사진제공 |
요즘 자꾸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어떻게 살 건데?
나는 집을 꽤 오래 지었다.
건축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그 안에 무엇을 놓을지까지 직접 고민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잠언 14장 1절의
“지혜로운 여인은 자기 집을 세운다”는 말이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들린다.
집을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기초를 놓고 구조를 세우고,
설비를 넣고, 마감을 한다.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고
시간과 돈을 들여 마침내 준공검사를 받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준공했다고 집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살아보면 그때부터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동선이 불편하고,
생각보다 빛이 들어오지 않고,
물이 새기도 하고,
애써 고른 조명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한다.
그러면 또 고친다.
옮기고, 바꾸고, 덜어내고, 다시 놓는다.
인테리어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순간이 좀처럼 오지 않는다.
조경은 더하다.
좋은 나무를 골라 심고
정성을 들여 분갈이를 해도
며칠 만에 시들어버릴 때가 있다.
비가 오면 걱정이고
눈이 오면 또 걱정이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다 문득 알았다.
살아 있는 집에는 완공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생각이
사람에게까지 닿았다.
혹시 하나님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내가 어디에서 잘 자라고 있는지,
어디에서 자꾸 넘어지는지,
무엇 때문에 상처받는지.
내가 나를 살피는 것보다
더 세심하게 나를 들여다보시면서
조금씩 고치고, 덜어내고, 자라게 하시는 분.
나는 아직 완공된 사람이 아니다.
오늘도 내 안의 불편한 동선을 하나 고치고,
불필요한 것을 하나 덜어내고,
마음의 조경을 다시 살핀다.
잠언은 말한다.
“지혜로운 여인은 자기 집을 세우되
미련한 여인은 자기 손으로 그것을 허느니라.”잠언 14장 1절
이제 이 말씀에서
‘집’이 꼭 건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
내가 하는 말,
내가 짓는 표정,
사람을 대하는 태도,
순간순간의 선택.
그 모든 것이
내가 매일 짓고 있는 집이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그래서, 어떻게 살 건데?
완공된 사람처럼 살지 말고
오늘도 고치고, 덜어내고, 가꾸며 살 것.
주님이 맡겨주신 이 삶을
조금 더 지혜로운 여인으로 세워갈 것.
아직 공사 중인 나를
끝까지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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