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도권 돌고 여의도서 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수도권에서 “내란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한 표를 꼭 행사해달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을 찾기도 한 이 후보는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끝맺었다. 12·3 비상계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온 이른바 ‘빛의혁명’의 상징적 장소를 강조해 표심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이 후보는 이날 성남 태평동의 주민교회에서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약속드린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주민교회는 이 후보가 2004년 3월 시민운동을 하다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아 은신해 있으면서 현실 정치 참여를 결심한 곳이다. 이 후보는 “제 삶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여정이었다”며 “성남과 경기도,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것처럼 이제는 대한민국을 확실하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공정성장과 전환성장을 추진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모방하는 ‘가짜 성장’이 아니라 체질을 완전히 바꿔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진짜 성장’으로 나아가겠다. 노력한 만큼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후 성남 야탑역 앞 광장을 찾은 이 후보는 “성남이라는 100만 도시 살림을 이재명이 잘했다고 여러분이 말해줘서 경기지사를 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됐다”며 “대통령이 되면 수십 배 되는 큰 살림도 더 유능하게 운영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내란 종식’과 ‘세 표 차이’를 강조했다. 그는 서울 강북구 번동의 북서울꿈의숲 서문광장에서 “이번 선거는 내란을 극복하고, 내란 세력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그들에게 엄중한, 역사적, 형사적, 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하고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세나구’(세 표가 나라를 구한다)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냐”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만약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내란수괴 윤석열이 상왕으로 되돌아와서 이 나라를 다시 지배할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들의 복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경기 광명과 서울 강서, 양천을 누빈 이 후보는 여의도공원 광장에서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의 주제를 ‘광장’으로 정했다. 광장에 나와 계엄에 반대한 빛의 혁명 정신을 잇겠다고 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곳 여의도는 내란의 어둠을 민주의 빛으로 몰아낸 역사의 현장”이라며 “빛의 혁명이 시작된 이곳에서 우리가 빛의 혁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국토 종단…서울광장서 피날레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제주에서 서울까지 국토를 종단했다. 대구와 부산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그는 대전과 서울에서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김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제주시 동문시장에서 집중 유세에 나섰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김 후보가 제주를 찾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남자 주인공 양관식을 모티브로 한 붉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연단에 선 그는 “관식이 옷은 입었지만 방탄조끼는 안 입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 장남 이씨를 차례로 열거하며 맹공을 폈다. 김 후보는 “아빠는 12가지 죄목으로 5개 재판을 받고 있고, 아내는 법인카드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아들은 상습도박에 인터넷에 욕설을 한다”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최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설난영 여사 비하 발언을 두고는 “제 아내를 보고 ‘제정신이 아니다, 발이 떠 있다’고 하는데 저는 제 아내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제 아내가 잘해서 법인카드를 불법으로 사용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김 여사에 빗대기도 했다.
제주 지역 숙원 사업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신공항, 크루즈 신항 등 지역 민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오후엔 부산부터 서울까지 KTX를 타고 ‘역전 유세’에 나섰다. 부산역, 동대구역, 대전역 등에 내려 광장에서 30분~1시간가량 유세한 뒤 다시 KTX에 타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김 후보는 부산역 광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그는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깊이 반성하며 국민의 뜻과 염원을 받들어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실패한 점을 언급하면서 보수에 자신으로 결집해줄 것도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를 도와주게 된다”며 “소중한 한 표로 이재명 괴물 총통 독재의 출현을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마지막 대규모 유세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하고 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나경원·안철수·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한동훈 전 대표와 결속을 다졌다. 야간엔 청년층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홍대 부근 거리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유권자들과 만나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준석 "보수진영 미래 위한 투자해달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일 ‘보수 세대교체’를 외치며 대구에서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마무리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자신을 향한 투표가 보수 진영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에서 학생들과 학식을 먹으며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보수 진영의 미래를 위한 ‘시드머니’가 될 수 있는 소중한 한 표를 이준석에게 투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이 후보는 마지막 유세를 위해 대구·경북으로 이동했다. 경북 경산 영남대와 대구 수성못 인근 광장을 차례로 찾은 그는 이날 밤 12시까지 동성로 거리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영남대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쪽 모두를 비판하며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다. 그는 “계엄과 부정선거론, 태극기부대의 삼위일체로 물든 보수는 이번 선거에서 승산이 없다”면서도 “계엄과 내란이 문제라는 이재명 후보는 왜곡된 경제 인식으로 나라를 환란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1년 6월 3일 대구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연설 무대에 올라 ‘탄핵의 강을 넘어 새로운 보수를 세우겠다’고 말할 때 많은 대구 시민께서 공감해주셨다”며 “4년이 지나 이번 6·3 대선에서도 새로운 보수를 선택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번 대선 기간 이 후보는 TK 지역 민심 확보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지난 4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자마자 대구를 찾아 약 1주일간 머물렀다. 부처님오신날인 지난달 5일에도 서울 조계사 대신 대구 동화사를 찾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택한 첫 행선지도 대구다. 막판까지 TK 총력전에 나선 것은 차기 보수 진영의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출처: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