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S씨] 코로나에 폭설까지···실속은 '배달 앱'만
- 정책 / 김혜성 / 2021-01-09 14: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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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세계투데이 DB. |
[세계투데이 = 김혜성 기자] "카운터에서 손님을 보고 밥 값을 직접 받아본 게 언제인가 싶네요. 1000~2000원 벌자고 주방에 틀어 박혀 음식만 만드는 꼴이됐죠 뭐"
서울 시내 주택가에 위치한 A식당 B사장의 푸념에는 허탈감이 묻어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집 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배달 주문은 크게 늘었지만 부족한 일 손에 직접 배달은 꿈도 못꾼다.
때문에 배달 앱을 통한 전문 배달 업체를 이용하다보니 주문 1건 당 1000~2000원 버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B사장의 설명이다. 더욱이 여러 종류의 배달 관련 위탁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늘어가는 수수료 탓에 원가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새해 첫 날, 전국의 배달 대행비와 각종 수수료 등이 일제히 올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역별 차등은 있지만 대행료 등이 적게는 몇 백원에서 크게는 2000~3000원 이상 오른 곳도 있다. 거기에 우천과 폭설 등 할증은 별도다.
예를들어 배달 앱을 통해 한 그릇에 7000원 하는 국밥을 2그릇 주문하면, 결제액 1만 4000원중 배달 앱 기본 수수료 약 1000원과 대행료 1200원, 배달비 2000원 등을 제외하면 1만원 이하의 결제액만 식당으로 돌아간다. 할증까지 붙으면 7000원선으로 내려간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쯤되자 요식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대면 생활 문화가 확산 되면서 정작 하루 종일 주방에서 매달려야 하는 음식점주보다 가만히 앉아서 수수료만 받아가는 배달 앱만 배불리는 구조가 불합리적이란 이유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국 배달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1조 6000억원 규모다. 이는 약 1조 5000억원 수준이던 지난 2015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한 결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독과점 구조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요기요’와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 민족' 두 회사의 배달앱 시장점유율은 99.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년새 초고속 성장을 이룬 탓에 투자여력까지 견고해 시장점유율은 미동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기요' 운용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합병(M&A)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선 이유도 독과점 방지 때문이다. 6개월 안에 '요기요'를 팔아야 '배달의 민족'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독과점 방지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일 경기도주식회사는 파주·화성·오산 3곳에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공공앱'인 ‘배달특급’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짐을 덜어주기 위해 중개 수수료를 1%대로 낮추고 추가 광고료 부담을 없앴다.
해당 앱 서비스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1일 누적 회원 가입 11만명에 총거래액 3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한 달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올해 서비스 지역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달 앱 수수료와 별개로 배달료 현실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달이 크게 늘면서 오토바이 라이더의 증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배달료는 10년째 그대로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배달 앱 업체가 점주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라이더들의 배달비를 높여 상생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헤성 기자 ckdtjd0367@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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