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틈타 '카드론'에 목매는 금융권
- IT / 김혜성 / 2020-09-29 13: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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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세계투데이 = 김혜성 기자] 국내 주요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국내 실물 경기 악화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권 카드사들이 '카드론' 이자 수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위원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신한, 하나, 우리,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등 금융권 전업 카드사의 올 상반기 카드론 실적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건 하나카드 카드론이다. 하나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지난해 말 약 3조7780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4686억원을 기록, 2.5% 증가했다. 지난해 말 취급액 3조6644억원이던 우리카드도 올해 상반기 2조2221억원으로 1%이상 늘었다.
그 밖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들도 0.3%-1%대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각 사의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의 경우 경기가 불황일수 록 늘어가는 특성이 있다"며 "카드론의 높은 이자수익이 가맹점수수료 감소 등 업황악화 위기에 처한 금융권에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카드론 취급액은 카드사 실적에 반영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1181억원으로 9405억원을 달성한 1년전에 비해 약 19% 늘어났다.
정부의 돈풀기 효과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론 이용자의 상당수가 4~50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라는 점에서 나오는 우려다.
복수 이상의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올 초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한 초저금리 금융지원과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돈 줄이 마르고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이 카드론을 통해 급한 자금을 유용, 카드론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카드론 취급액 증가세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전반에 뚜렸한 돌파구가 없는데다 경기 악화로 급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카드사 이용객의 증가가 꾸준히 늘어 날 것이란 관측에서다.
김혜성 기자 ckdtjd0367@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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