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人] 가수 장혜리,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인물 / 유제린 기자 / 2020-07-17 11:23:30
  • 카카오톡 보내기
- 80년대 발라드 여제 장혜리…'표절 논란' 은퇴후 나락으로
- 극단적 시도 때 하나님 만나 새로운 삶 얻어
- 장혜리,"목소리는 잃었지만 하나님 사랑 위해 노래할 것"

▲ 사진 = CBS ‘새롭게 하소서’ 방송캡처.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스치는 바람결에 사랑노래 들려요. 내 곁에서 떠나 버렸던. 그립던 사랑의 노래 들려와. 내 맘은 떨려요. 이제는 울지 않을래. 이별은 너무 아파요. 다시 떠난다해도.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1980년대 인가 발라드 가수 장혜리의 대표곡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의 가사중 일부다.

 

1980년대 하이틴 스타 가수 장혜리는 1986년에 1집 ‘오늘 밤에 만나요’로 데뷔해 1987년 2집 ‘추억의 발라드’, 1988년 3집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등을 발표하면서 큰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1991년 5집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표한 이후 표절 시비 등에 휘말려 결국 이듬해인 1992년에 가수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많은 팬들은 귀여운 외모에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좌중을 압도한 원조 발라드 스타의 '쓸쓸한 퇴장'을 아쉬워 했다. 28년여 만에 그의 근황이 전해진 건 국내 한 기독교 방송을 통해서다. 절실한 기독교인으로 돌아온 그가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하면서 자살까지 선택할 만큼 힘들었던 그의 사연이 세간에 알려졌다.

 

◇ 불우했던 어린 시절, 뜻하지 않게 오른 '스타덤' 

 

사실 그녀는 순탄치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6.25 피난 시절 아버지는 부인과 자식이 있는 상태에서 어머니를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됐다. 하지만 첫 번째 부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찾아오면서 의도치 않게 한 집에서 다 같이 살 게 됐다. 

 

불편한 동거 속에 어머니는 장혜리를 잉태했지만, 첩이라는 동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낙태시도를 여러 번 했다. 하지만 끝내 장혜리를 낳았다. 그렇게 힘들게 태어난 장혜리는 어릴 적부터 “나는 축복 받지 못하고 태어난 아이”라며 자존감이 낮은 삶을 살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예계 데뷔 이후에도 그녀는 어두운 가정사에 대한 분노, 미움, 원망 등이 뒤엉키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장혜리는 “표절시비 논란 이후 연예계를 떠났을 때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그녀는 “은퇴 이후 10여 년 동안 우울증을 앓으면서 오랜 세월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베란다 앞에 서게 됐다”면서 “그곳에서 내 고통을 아시고 먼저 찾아와주신 하나님을 만나고 진심으로 무릎을 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참을 울고 방으로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교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전부터 교회에 다니고 있었지만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그냥 교회만 왔다 갔다 했다. 인생 나락으로 떨어진 저에게 찾아와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픔을 치유해주기 위해 나타나신 하나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속속들이 아시기에 매일 새로운 미션을 주고, 기도로 응답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 또 다른 시련에도 하나님의 사랑은 여전 

 

하나님을 다시 만나고 새로운 인생을 살 게 된 장혜리는 자신이 가진 최고의 달란트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다짐했다. 하나님께 어떻게 하면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녀는 이제는 세상 노래가 아닌 하나님을 위한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5집 앨범까지 발표한 당대 최고의 가수가 시련을 겪었다고 해서 목소리가 변화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첫 찬양사역에서 크게 좌절하고 만다.

 

장혜리는 “예전 목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이상한 괴성만 나오기 시작했다”라며 “그럴수록 더 힘줘 불러봤지만, 목소리를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크게 좌절한 그녀는 “하나님 저에게 왜 이러시나요. 제가 어떤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까지 하시는 건가요”라며 하나님께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끝내 예전 목소리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부족한 찬양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또 감동을 받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는 그녀다.
 

장혜리는 “정말 그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많이 알게 해 주셨다”라며 “하나님은 화려하거나, 높은 곳에 계신 분이 아닌 지극히 낮은 곳에 계신다는 것으로 비소로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직 완전하지 않은 목소리지만, 앞으로 부족한 모습 그대로 찬양 사역을 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