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우크라이나 난민 “아이들이 폭격 무기 잘 알아”…월드비전 글로벌 보고서

종교 일반 / 유제린 기자 / 2022-07-07 09: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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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월드비전 제공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피난 온 12살 폴리나는 "우리는 매일 거리에서 비행기, 탱크, 총소리를 들었어요. 로켓이 우리 정원 근처에서 폭발했어요. 이웃집은 불타고 벽이 무너졌어요. 도시 전체에 재가 가득했고 어쩔 수 없이 마을을 떠나야만 했어요"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포가 150만명의 아동들에게 불안, 우울증 등의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개신교 계열의 NGO 월드비전이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정신 건강 위기를 우려하는 글로벌 보고서 ‘우크라이나 아동의 정신 건강 위기: 노 피스 오브 마인드(NO PEACE OF MIND)’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는 밤새 우는 아이들, 공포에 질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아이들, 다양한 무기의 이름을 말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등 실제 난민캠프 현장에서 만난 아동들의 사례가 담겨있다.

 

연구에 따르면 각종 분쟁에 영향을 받은 인구의 22%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정신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약 450만명에 달하고, 그들 중 150만명은 아동이다. 

 

월드비전은 “전쟁으로 인한 아동들의 정신적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15년 내에 정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서린 그린 월드비전 우크라이나 위기 대응 총책임자는 “전쟁이 아이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그리고 불안감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 장애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며 “아동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선 정신건강 및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 아동들은 낯선 국가나 마을에서 그들을 지지하는 안전망을 빼앗기고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은 채 강제로 집을 떠나야만 했다. 많은 아이들은 가족과 헤어지기도 했다. 

 

월드비전의 파트너 기관이 운영하는 교회 건물로 피신한 한 난민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무서워했고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그러나 곧 아이들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은 폭격에 사용된 무기가 어떤 종류인지 정확하게 말하곤 했다. 아이들이 전쟁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캐서린 그린 총책임자는 “약 50달러를 후원하면 분쟁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이 불안, 우울증, 정신분열증, 조울증과 같은 더 심각한 정신 건강 장애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아이들은 회복력이 빠른 만큼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면 지속적인 분쟁의 영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아이들 보호자의 정신 건강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국들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투데이=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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