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안세영, 왕중왕전서 시즌 11승…배드민턴 역사 새로 쓰다
- 스포츠/여행/레저 / 김재성 기자 / 2025-12-22 08: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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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11승 달성하고 포효하는 안세영. 연합뉴스 제공 |
‘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아깝지 않은 안세영(삼성생명) 선수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1(21-13, 18-21, 21-10)의 접전 끝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무려 1시간 36분 동안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 선수는 올 시즌 11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는 남녀 통합 기준으로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으로,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다.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에 이어 단일 시즌 11회 우승을 달성한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안세영 선수의 활약은 단순히 우승 개수에 머물지 않았다. ‘왕중왕전’이라 불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물론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등 슈퍼 1000 시리즈 3개 대회, 인도오픈, 일본오픈 등 슈퍼 750 시리즈 6개 대회, 그리고 슈퍼 300 대회까지 주요 무대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여기에 단식 선수로 역대 최고인 94.8%의 경이로운 시즌 승률을 기록하며, 총 77경기에서 단 4패만을 허락하는 압도적 기량을 선보였다.
상금 부문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24만 달러(약 3억 원)를 추가하며, 올 시즌 누적 상금이 100만3,175달러(약 13억 원)에 이르렀다. 이로써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 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결승전은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2위 왕즈이의 자존심이 걸린 명승부였다. 1게임 초반 4-8로 밀렸던 안세영 선수는 연속 8득점을 올리며 흐름을 단숨에 뒤집고 주도권을 잡았다. 2게임에서는 왕즈이의 맹렬한 반격에 1-1 동점 이후 흐름을 내주었고, 경기 중 두 선수가 셔틀콕을 74번이나 주고받는 긴 랠리도 나왔다. 해당 랠리 직후 안세영 선수는 코트에 누워 한동안 숨을 고를 만큼 체력의 한계에 도전했지만, 결국 2게임은 아쉽게 내주었다.
그러나 마지막 3게임,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안세영 선수의 투지와 집중력이 다시 빛났다. 8-6에서 7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왼쪽 햄스트링 근육통으로 다리를 절뚝였음에도, 끝까지 투혼을 펼쳐 홈 관중 앞에 선 왕즈이를 무릎 꿇렸다. 경기 종료 후, 안세영 선수는 관중석을 향해 양손 검지를 펼쳐 ‘11승’을 자축했고, 밝은 미소로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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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제패한 안세영. 연합뉴스 제공 |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 선수는 왕즈이 선수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만 여덟 차례 맞대결에서 전승을 거두며 두 선수의 실력 차이를 확실히 입증했다.
한편,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2-0(21-17, 21-11)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복식조는 이 대회 2연패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이는 과거 혼합 복식 김동문-나경민 조가 세운 후 26년 만에 나온 한국 선수의 두 번째 왕중왕전 2연패 달성이다.
결승전에서는 69분에 걸친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으며, 한 포인트에서는 셔틀콕이 156차례나 오가는 장거리 랠리도 펼쳐졌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1게임 17-17 동점 상황에서도 4연속 득점으로 먼저 치고 나갔고, 2게임에서도 12-10 이후 8연속 득점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이소희 선수가 먼저 손짓을 했고, 백하나 선수가 양손에 라켓을 쥔 채 이소희 선수의 등에 올라타며 우승의 기쁨을 특별한 세리머니로 함께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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