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은 안 믿어도 유령은 믿는다?

종교 일반 / 노승빈 기자 / 2025-12-21 07: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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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뢰 하락이 가져온‘개인적 영성’의 습격

 

베일러대학교 사회학 교수 폴 프로즈(Paul Froese)는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종교 과학 연구회 및 종교연구협회’ 연례 회의에서 “누가 마법을 믿는가? 마법적 신념, 전통 종교, 그리고 과학 간의 관계”를 발표했다. 그는 “세속성과 종교성은 분리된 개념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2025년 초 미국 성인 1,812명을 대상으로 한 베일러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 신념에 대해 종교 관심층과 무관심층 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관심층의 80%가 천사와 천국을 믿은 반면, 무관심층은 각각 55%와 53%에 그쳤다. 지옥 신앙 역시 관심층은 약 70%, 무관심층은 43%였다. 반면 유령과 죽은 자와의 대화 가능성은 두 집단 모두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비종교적 불가지론자라고 밝힌 전 가톨릭 신자 젠 부젤리(57)는 조사 결과에 공감하며 “서로 다른 진영이라도 중첩된 신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악과 신유, 죽은 자와의 소통은 믿지만 천국과 지옥 등은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친의 별세 이후 전생 치료 관련 서적을 접하며 영적 세계관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라일라 윌슨(57) 역시 가톨릭 세례를 받았으나 회의적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는 시어머니의 죽음 이후 영매, 근사 체험 연구 등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초자연적 현상 학습이 종교적 경험과 유사한 목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집에는 거부감을 표했다.


프로즈 교수는 세속인은 이성적이고 초자연적 현상과 거리가 멀다는 대중적 고정 관념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미신과 초자연적 감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속성과 종교성이 연속선상에 있으며, 현대인은 그 스펙트럼 어디엔가 위치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통 종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이들이 세속적이고 ‘마법적’ 신념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 신뢰 하락과 인터넷 확산이 이러한 흐름을 강화하고 있으며, 마법적 신념은 점점 더 개인주의적이고 거래적 성격을 띤다고 진단했다. 프로즈 교수는 “앞으로 전통 종교는 감소하고 마법적 신념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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