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칼럼] 하나님의 역사는 늘 신기방기하다

칼럼·기고 / 노승빈 기자 / 2025-06-30 07: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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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신대학교 설교학 신성욱 교수

 

[1] 우리 교회 장로님이 식당을 개업했다. 이름은 ‘신포리쭈꾸미’인데,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에 새로운 식당을 마련해서 오늘 개업 예배를 드렸다. 큰 교회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장로님이 얼마나 교회에서 모범적인 분이었는지, 주차장에 차를 댈 때가 없어 혼이 날 정도로 교인들이 많이 참석했다. 목사님의 설교가 끝난 후 낯익은 한 분이 특송을 하셨다. ‘미달이 아빠’로 널리 알려진 배우 박영규 씨였다.

[2] 은혜로운 찬송가와 그의 18번이 된 ‘My way’를 불렀는데, 교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에 바쁜 모습들이었다. 예배를 마친 후 안으로 들어가서 인사를 드렸더니 무지 반갑게 맞아주셨다. 극동방송에서 뵙고 형님 아우로 교제하다가 오랜만에 만난 것이다. 그의 젊은 부인은 내 페북 글을 자주 읽고 ‘좋아요’를 많이 누르는 팬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밖으로 나가서 대화를 이어갔다.

[3] 내가 얘기할 틈도 없이 예수님을 만난 이후 자신의 변화된 삶 간증하느라 숨 쉴 틈도 없을 정도였다. 김장환 목사 평전을 집필할 때 인터뷰 한 인물 중 한 분이기에 그에 관한 이야기는 꽤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된 후 지금까지 그분의 삶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가 많았다. 그분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때는 불과 2년 전이다.
2023년이 저물어가는 12월 31일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소중한 날이었다.
 

▲ 배우 박영규와 신성욱 교수 부부

[4] 그날 나와 잘 아는 권모세 회장의 ‘아일랜드 리조트’(현재는 ‘더 헤븐 리조트’)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님과 오정현 목사님 부부와 박영규 씨 부부가 함께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뜻깊은 날에 김장환 목사님이 박영규 씨에게 사랑의교회에 출석하라고 명하셨다. 체질상 누구의 명에 순종하는 스타일이 아닌 그였지만, 김 목사님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다음 주일부터 오정현 목사님 교회로 출석했다고 한다.

[5] 나이 어린 그의 부인이 교인이어서 늘 차에 극동방송을 틀고 다녔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이 끄라고 호통을 쳐서 결혼 후 교회에 가자고 할 엄두를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그날 김장환 목사님 한마디에 출석 교인이 되고 만 것이다.
젊은 시절, 배우가 되려고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어느 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여의도로 몰려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 보았다고 한다.

[6] 사람들을 따라가 보니 여의도 광장에서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설교하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키 큰 미국 사람보다 키가 작은 한국 목사의 카랑카랑한 소리가 박영규 씨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한다. 마치 김 목사가 설교하고 빌리 그래함이 영어로 통역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빌리 킴의 통역을 들으면서 박씨는 ‘저분이 진짜 배우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크게 도전받았다 한다.

[7] 1973년, 여의도 광장에서 들었던 김장환 목사님의 통역 설교에 감명을 크게 받은 그가 딱 50년 만에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었던 김 목사님을 극동방송에서 만나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결단을 하게 된 것이다. 너무도 드라마틱한 그의 신앙입문 스토리다. 김장환 목사를 만나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부터 그의 인생은 완전히 새롭게 달라진다. 김 목사님이 가는 데마다 특송으로 데리고 다녔다.

[8] 만나는 사람들의 폭이 엄청나게 넓어지기도 했다. 자신만을 믿고 교만하게 살던 그가 겸손과 순종을 김장환 목사님에게서 배우게 되었다. 연기자로서 살아오면서 세상 노래 불러왔는데,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나니 여기저기서 출연 제의가 들어와 계약서 쓰기 바쁘다고 한다. 나름 잘나가는 배우가 특송을 하고 나면 현장에서 얼른 자리를 뜨는 게 정사이다. 하지만 그는 떠나지 않고 나에게 자기 간증을 계속했다.

[9] 1시간쯤 되었나, 식당 안에서 나와 친한 아나운서 부부가 나왔다. 나와 박영규 씨가 같이 있는 걸 보고 화들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들을 소개하면서 박영규 형님의 간증은 또다시 시작되었다. 그가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과 얘기 나누기를 즐겨하는 아주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포장할 줄 모른 채 속에 있는 얘기를 다 공개하는 스타일이었다.

[10] 자신의 허물과 부족함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를 좋아했다. 나랑 코드가 딱 맞는 분이었다. 아나운서 부부가 너무 감동받아서 자기 집에 초청을 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7월 20일 주일 저녁 6시에 그 부부 가정을 방문해서 식사하면서 못다 한 간증을 듣기로 아예 내가 날을 잡아버렸다. 대화 중에 두 종류의 연기자를 얘기했다. 하나는 ‘Actor’이고 다른 하나는 ‘Reactor’이다.

[11] ‘Actor’는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 연기하는 사람’을 말하고, ‘Reactor’는 ‘다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연기자’를 뜻한다. 둘 중 팬들은 ‘Reactor’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Reactor’는 ‘맞장구쳐주는 사람’이다. 사회자로 치면 유재석이나 이금희같이 청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를 예로 들 수 있다.

[12] 설교학 강의할 때 내가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어서 너무 반가웠다. 설교를 듣는 이들은 일방적으로 설교하는 이보다 청중과 호흡을 같이 하는 설교자를 더 좋아한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신앙 경력에 너무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박영규 씨의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이 너무도 좋다. 이를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흐뭇하고 기쁘실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하나님의 역사는 늘 이처럼 신기방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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