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 기독교인들, 트럼프에 부정적 대규모 추방 정책에 직격탄
- 종교 일반 / 노승빈 기자 / 2025-11-30 06: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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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 23일, 수십 명의 시위자가 오클랜드 근처에 있는 군사 기지인 코스트가드 섬으로 가는 좁은 다리 입구 앞에 일출 전 모여 도시 내 ICE와 주 방위군 배치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출처: RNS Courtesy Rev. Bautista 제공)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이 라틴계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라틴계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종교 뉴스 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 RNS)에 따르면,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히스패닉 기독교인 표심을 대거 확보하며 승리했으나, 1년이 지난 현재 그 지지가 약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조사를 바탕으로 24일(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라틴계의 70%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가운데 55%는 ‘매우 부정적’, 15%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라틴계의 3분의 2(65%)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했으며, 10명 중 6명(61%)은 경제 정책이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부정적 시각은 라틴계 가톨릭 신자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졌으며, 이들 중 4분의 3(75%)이 트럼프 2기 국정 운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종교가 없는 라틴계 역시 7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라틴계 개신교의 평가는 이보다 다소 낮아 2025년 현재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58%가 비판적이라고 답했다.
퓨 리서치 센터 보고서는 라틴계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이 생필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하며, 미국 내 라틴계의 전반적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보는 비율이 2021년 26%에서 68%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라틴계 기독교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한 응답률은 매우 높았다. 라틴계 가톨릭 신자의 10명 중 7명(70%)가 이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라틴계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55%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종교가 없는 라틴계 중에서는 72%가 반대했다.
이 같은 여론은 라틴계 기독교인들 대다수가 트럼프의 대규모 추방 캠페인 영향을 자신의 동네에서 직접 목격하기 때문에 형성되고 있다. RNS에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라틴계 가톨릭 신자 10명 중 6명(62%)이 지역 내에서 이민 세관 단속국(ICE) 단속과 습격을 보았거나 들었다고 답했으며, 라틴계 개신교인은 55%가 이를 지역에서 목격하거나 들었다고 응답했다.
라틴계 기독교인 5명 중 1명 이상이 지난 1년간 미 연방 정부에 의해 추방되거나 구금된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가톨릭 22%, 개신교 23%).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과 가족, 가까운 친구가 추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계 가톨릭 신자의 절반 이상(56%), 라틴계 개신교인의 약 절반(49%)이 이러한 불안을 표했다.
지난 9월 대법원은 이민 단속관이 인종이나 민족을 근거로 사람을 검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임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합법적 체류 신분을 가진 라틴계조차, 인종·민족을 근거로 잠재적 위법자로 차별하는 법적 관행인 ‘인종 프로파일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비영리 언론사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올해에만 170명 이상의 미국 시민이 이민 단속관에 의해 구금됐으며, 이 중 20명 이상은 변호사나 가족에게 연락하지 못한 채 하루 이상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포는 교회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라틴계 가톨릭 신자의 약 10명 중 1명(9%)은 미국 시민권 또는 체류 자격 증명을 요구받을 것을 우려해 예배 참석을 줄였다고 퓨리서치에 답했으며, 라틴계 개신교인도 6%도 같은 응답을 했다. 그러나 단속이 집중된 일부 지역의 목회자들은 교회 출석률이 훨씬 더 급격히 감소했다고 RNS에 보고했다.
반면, 라틴계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의 2%는 체류 자격 증명을 요구받을 것에 대한 우려가 되지만, 오히려 그 불안 때문에 예배 참석을 늘렸다고 답했다.
일부 신앙 지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정책에 대해 더욱 강력한 공개 비판에 나섰다. RNS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U.S. Conference of Catholic Bishops, USCCB)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특별 메시지’를 발표해 ‘무차별적인 대규모 추방’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영상을 공개했다.
RNS는 다수의 가톨릭 주교들이 추방과 가족 분리를 우려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이민 법정에 동행하고, 일을 할 수 없거나 구금이나 추방으로 가장을 잃어 생계가 불안한 가정을 지원하고, 기도회를 주도하고, 성명을 발표하는 등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히스패닉 복음주의 지도자들조차도 대규모 추방 정책이 끼칠 파장에 염려를 표했다. 트럼프 고문이자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연맹(National Hispanic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 NHCLC)’ 의장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Samuel Rodriguez)는 지난달 RNS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부가 단속 쿼터 압박 속에 ‘무고한 사람들’을 휩쓸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트럼프 고문이자 NHCLC 부회장 토니 수아레스(Tony Suárez) 목사도 “히스패닉 교회에 공포를 초래하고 있는 백악관 참모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의 정책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히스패닉 복음주의자들은 트럼프 2기 시작 첫날부터 예배 장소 단속 보호조치 철회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력히 반대하며, 트럼프 정권에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티노 복음주의 연합(National Latino Evangelical Coalition)’ 대표 가브리엘 살게로(Gabriel Salguero) 목사는 지난 7월 불법 체류자에게 최대 7년간의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디그니티 법(Dignity Act)’과 관련 이민 개혁안을 홍보하며, “우리 교회와 지역사회의 오랜 구성원들이 범죄 혐의가 없는데도 비인간적 환경에서 대거 구금돼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이를 ‘위기’라고 말했다.
대다수 라틴계는 미국 내 불법 체류 이민자 전부가 아닌 ‘일부’만 추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라틴계 가톨릭 신자의 약 10명 중 6명(57%)과 라틴계 개신교인의 약 절반(52%)은 불법 이민자 중 일부만 추방해야 한다고 답했다.
라틴계 가톨릭 10명 중 1명(9%)만이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라틴계 개신교 중 이를 더 지지하는 비율은 19%였다.
그러나 더 많은 비율(라틴계 가톨릭 33%, 개신교 27%)은 불법 거주 이민자를 추방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종교가 없는 라틴계는 추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35%). 반면, 53%는 일부 추방을 지지하고, 12%는 모두 추방을 지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부 라틴계는 이민을 고려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종교가 없는 라틴계 10명 중 4명(40%)이 미국 외 지역으로 이주 할 생각을 해보았다고 답했으며, 라틴계 가톨릭 10명 중 3명(28%) 과 라틴계 개신교 29%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진행된 두 개의 퓨 리서치 설문을 기반으로 했다. 2025년 10월 6~16일간 진행된 전국 라틴계 조사에서는 히스패닉 4,923명을 포함해 성인 8,046명이 참여했다. 2025년 9월 22~28일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629명을 포함해 성인 3,445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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