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위기 처한 파키스탄 기독교인 간호사···사연은

선교이슈 / 유제린 기자 / 2021-04-15 00:45:00
  • 카카오톡 보내기
- 선임 지시받고 '코란 구절' 스티커 제거 발단
- 기독교 단체, 강력 반발 "부당 고발"

▲ 사진 =게티이미지.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간호사 여성 2명이 사형 위기에 처했다. 그들은 병원내에서 폭행을 당하는 등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신성모독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영국 더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 간호사 2명이 동료 직원의 사물함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Koran)의 구절이 적혀 있는 스티커를 펜으로 긁어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코란은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610년 아라비아 반도 메카 근교의 히라(Hira) 산 동굴에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처음으로 유일신 알라의 계시를 받은 뒤부터 632년 죽을 때까지 받은 계시를 집대성한 것으로 이슬람 국가에서 신성시 되는 상징 가운데 하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간호사는 두 사람이 해당 스티커를 몰래 떼어내는 것을 목격하고 병원 측에 알렸다. 이 사실을 접한 병원 직원들은 해당 간호사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했으며, 이 중 간호사 한명은 칼에 찔리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날 폭행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가까스로 진화됐고, 경찰은 폭행을 당한 2명의 간호사와 폭행에 가담한 병원 직원 등을 대상으로 연행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폭행을 당한 간호사 2명이 기독교인으로 밝혀지면서 스티커를 펜으로 긁어낸 이들의 행위가 파키스탄 형법에 따라 신성모독에 해당 한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이들을 신성모독죄로 기소했다.

 

이에 기독교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파키스탄내 한 기독교 단체는 "신성모독 사건과 관련해 부당하게 고발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독교는 타 종교를 비난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이슬람교를 모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들은 또 "기소된 간호사 두 명은 선임 간호사로부터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물함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고 청소하는 과정에서 코란 구절이 적힌 종이를 떼어냈다"며 "이들 간호사는 선임의 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겼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매체를 비롯한 세계 주요 외신들은 신성모독으로 기소된 간호사들은 파키스탄 재판에서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보도하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t.com

[ⓒ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