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대표회의 ＂서부지법 공격 헌법질서 근간 훼손…용인불가＂

법관대표회의 "서부지법 공격 헌법질서 근간 훼손…용인불가": 사회일반 / 우도헌 기자 / 2025-01-22 15:34:31

▲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경찰 기동대원들이 경내로 침입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내보내고 있는 모습. 2025.1.19 연합뉴스 제공

일선 법원 판사들의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지난 19일 새벽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집단 습격 사태에 우려를 표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2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재판을 이유로 법원을 집단적, 폭력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사법부의 기능을 침해하고 헌법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전국의 법관들은 어떤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공정한 재판을 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받은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사법부의 기능과 법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소집된 임시회의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 발표됐다. 법관대표 124명 중 81명이 투표해 찬성 48명, 반대 33명으로 의안이 가결됐다.

전국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반대의견에 관해 "기존 대법관회의에서 같은 내용이 공표됐고 법관의 의견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으며 서울서부지법 사태로 인한 재판에 예단을 가진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입장 표명 자체에 소극적인 입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수를 차지한 찬성 의견은 "법원에 대한 집단적 폭력 사태라는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볼 때 법관 전체의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서울서부지법 관련 재판 역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것임을 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19일 오전 경찰이 서부지법 후문에 현판이 쓰러져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제공

앞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이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이에 반대하는 극렬 지지자들은 법원 청사에 대거 침입해 유리창과 기물을 파손하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니는 등 집단 난동을 일으켰다.

경찰은 서울서부지법을 포함해 헌법재판소 등에서 난동을 부린 90명을 체포했고 이날까지 총 58명이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