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그리스도인의 성찰 방향…C.S. 루이스에게 듣다
- 종교 일반 / 유제린 기자 / 2022-07-06 09: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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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안 미국 칼빈신학교 교수는 4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교회에서 C.S. 루이스(1898~1963)를 이렇게 소개했다.
워싱턴 트리니티 연구원은 4일 서대문교회(담임목사 장봉생)에서 ‘제7차 한국 C.S. 루이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의 원작자로도 유명한 루이스는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케임브리지 모들린칼리지에서 중세·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친 교수였다. 대표적인 저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를 다룬 부분을 골라 묶은 ‘순전한 기독교’와, 작가 스스로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말년의 작품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 등이 있다.
‘성찰하는 성도, C.S. 루이스,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열린 금년 컨퍼런스는 루이스의 작품을 통해 복음주의적 경건을 추구하는 신앙과 목회, 나아가 한국교회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고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고자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미국 칼빈신학교 강영안 교수는 루이스의 저서 '인간폐지'를 언급하며 이 세상에 절대 가치라는 게 없다는 상대주의에 문제를 제기했다. '인간폐지'는 루이스가 1943년 더럼 대학교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인 책으로 절대적 가치를 부정하는 도덕률 폐지론에 맞선다.
당시 영국 초등학교 커리큘럼에 스며든 ‘세상에 절대 가치, 절대 기준이란 없다’는 상대주의를 논파한 책이다.
강 교수는 "근대 이후 포스트 트루스(Post Truth·탈진실)와 포스트 휴머니티(Post Humanity·탈인간) 사상으로 인해 참과 거짓, 선과 악, 도덕 등 모든 가치 판단의 기저가 뒤흔들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트루스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이나 당파적 이익이 여론을 결정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강 교수는 “교육에도 포스트 트루스 사상이 주입돼 '가슴 없는 인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루이스는 인간의 본성까지 통제하고 정복하려는 당시 시대를 우려해 이 책을 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숭실대학교 이인성 교수는 ‘얼굴’의 기독교적 상징: C.S. 루이스의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를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루이스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상상력이 풍부하면서 가장 수수께끼 같고 가장 매력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Till We Have Faces)를 다루었다.
이 교수는 "이 작품에는 루이스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주제들이 대부분 녹아있다. 루이스는 선과 악,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 기도(의 필요성), 희생(의 본질), (원시 종교에 감추어져 있는) 기독교적 계시, 교만, 명예, 권력, 속임·감춤, 고통, 사랑 등의 주제를 양파 껍질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나가는 것처럼 매혹적인 방식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특히 갈등과 대립이 세분화되고 심화되어가고 있는 21세기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 루이스의 글은 얽히고설킨 매듭들을 풀 수 있는 해결의 단초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이날 컨퍼런스에서 홍종락 번역가는 ‘순례자의 귀향: 갈망을 좇아, 이성을 따라, 미덕과 함께’, 정성욱 교수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와 루이스의 신학과 변증학’, 심현찬 원장은 ‘불타는 로마를 보며 바이올린을 켜야하는가?: 팬데믹, 의심의 시대, 루이스의 문화해석학’이란 제목으로 발제하며 루이스의 다양한 면모를 짚었다.
세계투데이=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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