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사이에 종교적 부흥이 일어나고 있나?

세계열방 / 노승빈 기자 / 2025-10-27 06: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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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츠버그 대학교의 미식축구 선수들이 시작한 캠퍼스 행사‘Pitt for Jesus’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pittpurpose/인스타그램)

 

미국 내 전국적으로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듯 피츠버그 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에서도 헌신의 물결이 일고 있지만, 일부 연구자는 ‘부흥(revival)’이라는 단어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한다.

10월 13일(월) 밤 9시, 두 개의 NFL 경기가 TV에서 중계되고, 가을 중간고사가 한창이었던 피츠버그 대학교 캠퍼스에는 약 300명의 학생들이 학생회관 강당에 모여 박수를 치고, 손을 들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종교 뉴스 서비스(RNS)에 따르면, 학생들은 “이 삶의 어떤 보물도 결코 만족시킬 수 없네. 하나님, 당신은 나의 전부이십니다”라고 서서 노래하거나 무릎을 꿇었다.

잠시 후, 이 모임의 설립자인 34세의 조던 콜라릭(Jordan Kolarik)이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나와 헌신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마태복음 26장에서 한 여인이 예수께 값비싼 향유를 부은 장면을 읽었고, 현장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그는 “옳은 말을 하고, 옳은 것을 믿고, 교회에 갈 수도 있지만, 주님께 진심으로 헌신하지 않은 상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출신이자 전직 고등학교 교사였던 콜라릭은 2022년 가을 자원봉사자 8명으로 이 ‘치 알파(Chi Alpha)’를 시작했다. 복음주의이자 카리스마틱 성격을 띄는 오순절 계통 교단 ‘하나님의 성회(Assemblies of God)’와 관련된 이 단체는 올해 들어 77명의 소그룹 리더가 수백 명의 학생들을 이끌고 있다. 콜라릭은 이 대학 사역 단체를 “‘예수를 위한 피라미드 구조’ 같은 것”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학교 학생들은 이 단체의 성장이 눈에 띄지만, 캠퍼스 내에서 일어나는 더 큰 움직임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대학의 가톨릭 캠퍼스 사역인 ‘피츠버그 오라토리(Pittsburgh Oratory)’는 최근 학생 미사 참석자 수가 급증하면서 더 큰 예배당에서 주일 미사를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피츠버그 대학교 미식축구팀이 행사를 주도해 약 65명의 학생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80명이 세례를 받아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RNS에 따르면, 이러한 신앙의 표현은 피츠버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하이오 주립대(Ohio State University) 미식축구팀이 이끈 ‘예수께의 초대(Invitation to Jesus)’ 공개 행사에서는 수십 명의 학생이 세례를 받아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대규모 복음주의 예배 및 세례 행사를 대학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단체 ‘유나이트 US(UniteUS)’는 2023년 이후 13,000명의 대학생이 “그리스도를 영접하기로 결심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 암살 이후, 전국적인 부흥에 대한 주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는 커크의 추모식에서 “찰리는 정치적 운동을 시작했지만, 영적 부흥을 일으켰다”고 선언했다. 정치 평론가, TPUSA 대변인, 그리고 기독교 예배 인도자들 또한 커크의

죽음을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어난 부흥과 연결시키고 있다.

폭스 뉴스(Fox News)는 Z세대가 놀라운 속도로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종교 통계 연구자 라이언 버지(Ryan Burge)는 이러한 부흥 주장은 대체로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RN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에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부흥이라고 부를 만한 규모의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Z세대가 종교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밀레니얼 세대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교회를 떠난 속도보다 Z세대가 조금 덜 떠나고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복음주의 여론조사 기관 바나 그룹(Barna Group)의 최근 데이터는 부흥 주장의 근거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Z세대가 예배 참석률이 가장 낮은 세대로 나타났지만, 바나의 분석 모델은 이미 교회를 다니는 Z세대 중에서는 다른 세대보다 더 자주 참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Z세대 교인들은 한 달 평균 1.9회 예배에 참석해 밀레니얼 세대 교인의 1.8회보다 약간 높았다. 바나 그룹 CEO 데이비드 키나먼(David Kinnaman)은 RNS에 “오늘날 그리스도께 헌신했다고 말하는 Z세대의 비율이 5년 전보다 높다”고 밝혔다.

키나먼은 “개인적으로는 부흥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연구자의 입장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부흥(revival)’이 아닌 ‘갱신(renewal)’이라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바나는 Z세대 여성들이 점점 더 ‘종교적 무소속’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있다는 반대 경향도 보고했다.

이런 연구자들의 주장은 부흥에 대한 상반된 주장들은 ‘부흥’이라는 용어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부흥’을 강렬한 종교 행사로 이해한다. 피츠버그 라이프 처치(Life Church)의 목사이자 피츠버그 대학교 미식축구 선수들의 멘토인 애덤 밀러(Adam Miller) 목사는 “부흥이란 가장 기본적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움직임이다. 그러나 단순히 한순간의 열광에서 그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버지는 연구자의 관점에서 볼 때, 부흥이 입증되려면 여러 출처에서 압도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대각성(First Great Awakening)과 2차 대각성(Second Great Awakening)을 말할 때, 그 시기에는 미국의 종교적 흐름 전체가 바뀌었다. 내게 부흥의 정의란, 작년보다 이번 주말에 예배당에 모이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훨씬’이란 10만이나 50만이 아니라 500만, 1000만, 1500만 명 정도를 의미한다. 그게 진짜 부흥이다”라고 말했다.

RNS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Z세대가 종교에 접근하는 방식에 변화가 보인다고 말했다.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종교학 교수 리즈 부카르(Liz Bucar)는 자신이 관찰한 바로는 일부 기성세대가 취한 혼합적이고 즉흥적인 뉴에이지식 영성 접근 방식이 Z세대에게는 만족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Z세대가 전쟁, 기후 변화, 코로나19 같은 불안정한 세상을 마주하면서, 더 구조화된 공동체와 도덕적 기준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제도 교회 밖에서 그 답을 찾고, 또 일부는 더 전통적인 신앙 공동체가 제공하는 명확한 해답에 끌리고 있다고 했다.

피츠버그 대학교 미식축구팀의 193cm 장신 제이크 오버맨(Jake Overman)은 자신과 팀 동료들에게 복음이 삶의 목적과 만족의 원천이 되었다고 말했다. RNS에 따르면, 비교적 자유로운 교회에서 자란 그는 올해 초, 방 안에서 기도하던 중 분명히 “이제 때가 되었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에 응답하여 동료 선수들과 함께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더 핏 맨 오브 갓(The Pitt Men of God)’이라 불리는 이 모임은 훈련 후 팀 시설에서 매주 진행된다. 오버맨은 “이 팀에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분명히 있었다”면서, 지난달 전국적 주목을 받은 ‘핏 포 지저스(Pitt for Jesus)’ 캠퍼스 행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이 “여자, 마약, 술, 파티 뿐만 아니라 상담가도 만나봤지만 여전히 공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대학교 3학년이자 ‘치 알파’ 소그룹 리더인 조슈아 라지(Joshua Raj)는 세계적 혼란 속에서 많은 Z세대가 신앙에 끌리고 있다고 본다. 그는 “뭔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RNS가 만난 여러 ‘치 알파’ 학생 중 한 명인 라지는 이들이 하나님과 깊게 만나고 사랑을 느끼고, 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콜라릭에 따르면, 피츠버그의 치알파 팀에는 소수의 새로운 기독교 개종자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때 문화적 기독교인이었다. RNS에 따르면, 이 단체는 야광 파티나 미식 축구 대회와 같은 에너지 넘치는 이벤트와 학생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 제자훈련으로 알려져 있다. 콜라릭은 “우리는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데는 뛰어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츠버그 대학생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 새로운 기독교적 헌신은 버지가 말하는 “헌신의 농축(concentration of commitment)”의 축소판일 수도 있다. 그는 “끓이는 동안 액체의 양은 줄지만, 맛의 농도는 진해진다. 지금 미국의 젊은 기독교가 그렇다. 수는 적지만, 그들의 믿음과 헌신은 훨씬 진하다”고 비유적으로 말했다.

오버맨과 여러 선수들의 멘토인 밀러 목사는 팀의 헌신이 Z세대 전반의 인구학적 변화도 반영한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종교적이었지만, 연구자들은 Z세대 여성들이 더 빠르게 교회를 떠나고, 남성들이 남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자들이 이러한 종교적 변화가 어디서, 어느 정도 일어나고 있는지 계속 추적하고 있으나, 정치적 관련성이나 어떤 기독교 집단이 안정되거나 성장하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RNS는 전했다. 데이터는 전국적인 청년 주도의 교회 출석 급증을 뒷받침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종교 감소세가 멈추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지역적 ‘갱신’의 이야기는 현재 통계적으로 부흥이라 부르기엔 이르지만, Z세대의 영적 삶을 형성하는 갈망과 동기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콜라릭은 “Z세대는 갈급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열정과 목적을 가지고 나타날 때, Z세대는 크게 반응한다. Z세대는 진심으로 자신의 인생이 의미 있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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