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낙태법 시행 53년···'얻은 것'과 '잃은 것'
- 선교이슈 / 유제린 기자 / 2021-04-30 01:23:41
- 영국 'Right to Life' "여성과 태아 모두에 있어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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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게티이미지. |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지난 1968년에 시행된 영국의 낙태법이 53주년을 맞았다. 이 법은 국왕의 재가를 받은 뒤 6개월 후에 시행되었다. 그 이후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무려 967만 5153명의 아이들이 태어나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영국의 낙태법 시행 53년 만인 이날 기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낙태 수는 2019년에 20만 9519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스코틀랜드에서 행해진 낙태는 1만 3583건으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이 같은 결과는 3분에 1명, 1시간에 25명 이상 목숨을 잃은 꼴" 이라고 추산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낙태수 증가는 이어질 것이란데 있다. 해당 매체는 이어 "불행하게도 북아일랜드에서의 극단적인 낙태 체제의 도입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에서 'DIY'낙태를 허용하는 정책 변화로 인해 영국 전역에서 낙태수가 갈수록 증가 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영국 정부에 의해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새 낙태법은 산모가 원하기만 하면 24주 내에 낙태를 가능하게 하고, 장애 여부에 따라 선별적으로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장애에는 다운증후군, 구순구개열, 내반족 등이 포함된다.
앞서 지난 3월 북아일랜드 보건부가 공식 발표한 집계자료에 따르면 유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345건의 낙태가 이미 새로운 낙태법 체제 하에 시행된 것으로 알려져 기독교계는 물론이고 영국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영국 보건사회보장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10만 9836건의 낙태가 발생했다. 이는 2019년 6개월 평균이었던 10만 5540건보다 4296건 높은 수치이다.
낙태에 대한 안전성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낙태 수치의 증가는 안전사고와 다른 중요한 스캔들의 증가와 함께 발생했으며 이는 여성들과 영국의 낙태 시술자를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올해 초, 60%가 넘는 영국의 낙태 병원이 안전과 관련해서는 부적절하거나 개선을 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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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게티이미지. |
최근 영국의 의료 인증기관(Care Quality Commission·CQC)은 지난 2년간의 사례를 통해 영국내 가장 큰 두 개의 낙태 전문 병원에서 건강과 안전과 관련된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경고했다. 검사자들은 임신 말기 낙태를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한 낙태 병원이 여성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게 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결과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CQC는 2020년 3월 코로나19 기간 동안 안전 점검을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 점검의 부재로 비밀리에 진행된 조사는 낙태 제공자들이 'DIY' 낙태 알약을 보내줄 때 기본적인 검사도 하지 않아 여성들을 매우 위험하게 했음을 발견했다. 또한 'DIY' 낙태 알약은 쉽게 구할 수 있고 제3자에게 주기도 매우 쉬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문제는 낙태의 산업화 경향에 있다. 이날 크리스천포스트 "안전 사고와 다른 스캔들이 크게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낙태 제공자들은 영국의 납세자들로부터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며 "낙태 전문 병원 등이 많은 돈을 벌고 많은 세금이 모이는 현상이 점점 가속화 되눈 추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내 낙태 전문 한 병원인 매리 스톱스 인터내셔널(MSI)은 직원 약 40여명이 지난 2019년 1인당 10만 파운드(한화 약 1억 5500만원) 이상을 벌었으며, 영국 최대 낙태 제공자인 BPAS도 2019년에 직원들 10명 이상에게 10만 파운드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태어나지는 않은 아이들에 대한 불공평 문제도 대두된다. 영국 보건부의 자료에 의하면 다운증후군을 진단받은 90%의 아이들은 태어나기 전에 낙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UN 장애인 권리 위원회(CRPD)는 영국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선발하지 못하도록 장애에 대한 낙태법을 수정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캐서린 로빈슨(Katharine Robinson) 영국 생명존중 사회단체 'Right to Life' 대변인은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낙태법은 여성과 태아 모두에 있어 실패하고 있다"며 "1967년 낙태법이 통과된 이후 967만 5153명의 태아가 목숨을 잃은 것은 국가적 비극이고 한 명의 소중한 인격체가 생명권을 부인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건 한 건의 낙태는 우리 사회가 자궁 속의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에 대한 온전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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