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 플러스로 돌아보는 아이폰 '플러스' 버전의 탄생 이유
- 사건/사고 / 양희석 / 2017-11-24 12:05:34

[서울=세계TV] 양희석 기자 = 지난 2012년, 아이폰5가 출시되었을 때 애플은 화면 사이즈의 확대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물론 수치상으로 화면의 인치 수는 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세로 길이만 늘어나고 가로 길이는 그대로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앞으로 아이폰은 점점 길어지면서 장검이 될 것’이고, 당시 지속적으로 제품 크기를 키우며 응수하던 삼성의 경쟁제품은 ‘점점 사방으로 넓어지면서 방패가 될 것’이라고 두 회사의 전략을 풍자하는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 아이폰5의 세로 길이 증가는 점점 큰 화면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요구하는 대중의 요구와, ‘한 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라는 스티브 잡스 시절 아이폰의 아이덴티티 사이에서 갈등한 애플이 선택한 차선책이었다. 물론 세로로 길어진 사이즈 덕분에 16:9 사이즈의 HD 화질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이미 당시 안드로이드 진영은 폰과 태블릿의 합성어인 ‘패블릿’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화면 사이즈를 키우고 있었고, 대중은 이에 호의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아이폰의 3.5인치 디스플레이는 충분히 큰 화면이었다. 당시 PDA들은 물리 키보드 탑재 때문에 화면 사이즈에 큰 제약을 받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 안드로이드 진영이 다양한 제조사들과 함께 경쟁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상항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제품들은 외장 메모리 추가가 가능했고, 또한 LTE 도입과 함께 대용량 무선 데이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커다란 화면을 통해 고화질의 영상 컨텐츠를 보기를 원하게 되었다. 스마트폰보다 스펙도 떨어지고 OS도 최적화되지 않았던 PMP로도 고화질 영상을 원했던 대중들이, 훨씬 스펙도 좋아지고 휴대성도 용이해진 스마트폰에서 그와 같은 것을 기대하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결국 2014년, 애플도 고집을 꺾고 아이폰6를 출시하면서 4.7인치로 전체적인 크기를 키웠다. 또한 당시 경쟁사들이 보다 큰 화면의 패블릿을 상위 버전으로 출시하여 판매 호조를 보이던 것을 겨냥하기 위하여, 5.5인치의 패블릿폰인 아이폰6 플러스를 함께 출시했고, 이는 이듬해 아이폰6S와 작년 아이폰7, 그리고 올해 아이폰8에 이르기까지 매년 동일한 전략을 사용 중이다. 큰 화면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편리하게 이용하고픈 이용자들은 물론, 여전히 한 손에 잡히는 사이즈를 원하는 고정적인 애플 애호가까지 모두에게 적합한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투트랙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여전히 한 손만으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소형 아이폰을 원하는 골수 애플 애호가들을 위한 4인치 아이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3년 아이폰5c에 이어 2016년에는 아이폰6S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프로세서가 적용된 ‘아이폰SE’를 출시한 바 있으며, 내년 초에는 2세대 아이폰SE가 출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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