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2026년도 난민 수용 사상 최저로 제한… 기독교 단체들 “박해받는 이들 외면”
- 선교일반 / 노승빈 기자 / 2025-11-02 22: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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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ㅣUnsplash |
트럼프 행정부가 2026 회계연도의 미국 난민 재정착(Refugee Resettlement) 상한선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하자, 여러 기독교 구호 단체들은 이를 두고 이미 재정착 승인을 받은 정당한 난민들과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버리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크리스천 포스트(Christian Post)에 따르면, 백악관은 9월 말 초안이 작성된 해당 공지를 30일(목) 연방 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하며, 연간 난민 수용 상한을 7,500명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바이든 행정부 마지막 해에 설정된 12만 5천 명 상한선에서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공식 문서는 “행정명령 14204호(Executive Order 14204)에 따라 입국 허용 인원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인 ‘아프리카너(Afrikaners)’를 중심으로 배정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민 정책 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2022~2025 회계연도 동안 난민 수용 상한선을 연 12만 5천 명으로 유지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해의 8만 5천 명, 트럼프 1기 마지막 해의 1만8천 명보다 높았다. 실제로 2022년에는 약 2만 5천 명, 2023년에는 약 6만 명의 난민이 재정착했으며, 2024 회계연도에는 1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미국에 입국했다.
‘전미 복음주의 협의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 NAE)’의 인도주의 단체인 ‘월드 릴리프(World Relief)’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가 “가슴 아픈 결정”이라며 “이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뿐 아니라 자국의 경제적 활력에도 해를 끼친다”고 비판했다.
난민 재정착을 돕는 월드 릴리프 회장 마이얼 그린(Myal Greene)은 “전 세계 난민 수가 사상 최대인 지금, 신앙을 이유로 참혹한 박해를 받는 기독교인과 타 종교인들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난민 보호를 가장 적게 하게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너에 대한 집중은 근시안적이며, 나이지리아, 이란, 미얀마 등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도망치는 아프리카너 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의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주의 정권 아래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는 이들,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을 피해 탈출하는 우크라이나인들조차 사실상 버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월 월드 릴리프와 남침례교 윤리 및 종교 자유 위원회(Southern Baptist Ethics and Religious Liberty Commission) 및 기타 기독교 단체들은 트럼프 첫번째 임기 중 첫 해 난민 상한선인 최소 5만명으로 설정할 것을 촉구한바 있다.
이번 난민 수용 축소 소식이 전해지자, 수십 개 교단이 참여하는 협의체 ‘처치 월드 서비스(Church World Service)’ 도 성명을 내고 다수의 교단 지도자들이 공동 서명한 비판 입장을 발표했다. 성명서는 “행정부가 절박하게 도움이 필요한 가족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성공적으로 생명을 구하던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긴 듯하다. 이제는 그 역사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난민 수용 인원을 급감시키고, 남아프리카의 아프리카너에 거의 모든 자리를 배정한 것은, 이미 심사를 마치고 미국 정착 승인을 받은 수만 명의 난민들을 수치스럽게 버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조국에서 박해받고 있다”는 논란이 있는 백인 남아공 난민의 미국 정착을 우선시해 왔다. 이에 5월, 미국 성공회는 남아공 아프리카너 난민 정착 요청을 계기로 미 정부와의 난민 재정착 협력 관계를 공식 종료했다.
성공회 수장 션 로위(Sean Rowe) 감독은 서한을 통해 “아프리카너들이 오랜 세월 난민 캠프나 위험한 환경에서 기다려온 다른 난민들보다 특혜를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관계 단절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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