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前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장, 현 석좌교수 박신화 장로
- 인물 / 노승빈 기자 / 2025-07-19 19:17:50
1. 교수님께서는 2023년 빌리 그레이엄 전도집회 50주년 기념 '1만명 찬양대' 합창지휘를 비롯해 신앙과 음악이 만나는 특별한 무대를 수차례 이끌어오셨습니다.
대규모 찬양 집회를 지휘하며 가장 깊이 느낀 영적 감동이나 사명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요?
2023년 초 극동방송의 김장환 목사님께서는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집회를 준비하시며 저에게 1만명 찬양대 지휘를 맡기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을 때 저의 마음에는 1만명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졌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극동방송국 직원들의 도움으로 방송을 통해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1만명 찬양대를 하시겠다고 지원을 하였는데, 놀랍게도 13500여명이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분들이 다 함께 모여 연습하는 일을 불가능하였지요. 그래서 제가 지휘하는 영락교회 찬양대와 사랑의 교회 찬양대가 같이 집회에서 할 곡들을 녹음하고 음원을 만들어서 악보와 함께 모든 지원자들에게 보내어 각자 연습을 하게 만들고, 전도집회 당일에 25분간 연습을 한 후 찬양을 드렸습니다. 야외 연주라 울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햇빛과 비를 가리는 지붕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것이 큰 울림의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당일에 모인 11000여명의 찬양대원들이 소리를 모아 부르는 장엄한 ‘할렐루야’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찬양은 한마디로 장엄의 극치를 이루었으며 한국 찬양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습니다. 1만명 이상 모여서 찬양을 드린 적이 한국에서는 없었고 한쪽에서 내는 소리들이 다른쪽에 들릴 때 느린 에코가 되어 찬양이 전혀 안 맞을줄 알았는데 그래도 잘 맞추어졌고 그곳에 모인 찬양대를 제외한 6만 성도가 같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한국교회가 예전같지 않고 교인도 줄어든다는 것은 찬양대가 줄어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 현실입니다. 이때 찬양대 연합으로 한국 찬양대의 왕성함을 전 세계에 알림은 물론 1만명 찬양대를 통해 한국 찬양대가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한국교회 찬양대는 한국기독교의 자랑입니다. 찬양이 살아나고 찬양대가 회복되는 것을 넘어서 한국교회가 찬양을 통해 더욱 부흥할 것을 믿습니다.
2. 합창은 ‘공동체의 음악’이라 불릴 만큼 하나 됨이 중요한 장르입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찬양 합창의 본질과, 그것이 교회 공동체에 주는 영적 영향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합창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 연습하는 것은 영어로 Practice라고 표현하는데 합창은 Practice가 아니고 언제나 Rehearsal입니다. 리허설은 두명 이상이 연습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합창은 여러명의 소리를 모아 하나로 만드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합창단들의 공통적 특징은 소리를 하나로 만들어낸다는 것에 있는데, 소리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합창이 가진 다른 음악과 다른 특징입니다. 그런데 성가합창은 일반합창과 다릅니다. 그것은 교회음악이 일반음악과 다른 것과 일치하는데요, 일반음악은 그 음악을 듣는 대상이 청중입니다. 일반 음악가들은 ‘청중의 박수를 먹고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음악, 특히 성가합창은 그 듣는 대상이 청중이 아니고 하나님입니다. 우리는 찬양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이며 하나님이 기쁘게 그 찬양을 받으실 줄 믿습니다. 물론 회중석에서도 찬양을 듣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덤으로 회중이 듣고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찬양을 드릴 때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마음이 먼저 성결해야 하고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가장 좋은 것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해야 합니다.
찬양은 가사를 가진 기도입니다. 기도는 우리의 양식이요 늘 기도를 하며 살아야 하듯 우리는 매일 찬양하며 살아야 합니다. 찬양이 우리의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찬양을 통해 교인들에게 멧세지를 선포하고 있으며, 믿지 않는 사람들을 전도하는 데에도 찬양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찬양대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찬양과 찬양대의 중요성을 꼭 인지하고 교회의 신도가 적어 찬양대를 만들기 어렵지만 단 몇 명으로라도 찬양대를 시작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도 덴버에 있는 이민교회에서 8명으로 찬양대를 시작해서 매년 성가의 밤을 개최하였습니다.
3. 극동방송 성가산책을 20여년동안 진행해오셨는데 장수의 비결과 소개를 해주세요
2006년 4월 ‘성가의 세계’라는 프로를 극동방송에서 시작하여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물론 같은 프로이지만 지금은 ‘성가산책’으로 이름을 바꾸어 진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연 2회 방송 개편이 있을 때마다 ‘성가산책’ 프로가 짤리지 않고 계속 방송을 이어나가게 해주신 극동방송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방송은 일주일에 한 시간씩 국내외 합창이나 독창, 기악 성가를 소개하고 해설하는 프로로 서울과 수도권은 매주 토요일 저녁 7시에 방송 되지만 지방마다 방송 시간은 다릅니다. 또 해외에서도 ‘성가산책’ 프로를 듣고 계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더욱 사명감을 가지게 됩니다. 방송 진행에 장수의 비결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저 감사하지요. 원래 저는 어릴 적 꿈이 아나운서였는데 정식 아나운서는 못되어도 이렇게라도 꿈을 이룬 것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구요, 많은 분들이 성가산책을 같이 들으시며 은혜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성가산책에서는 고전성가로부터 시작하여 현대 새로운 성가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30여년 전부터 중앙성가라는 책을 만들고 있는데 벌써 50집까지 발행이 되었습니다. 제가 작곡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곡들을 선택하여 실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한국교회 찬양대가 있는 곳에서는 이 책을 거의 쓰는 것을 보며 큰 사명을 가지고 이 책을 만들고 있고, 성가산책 프로에서도 그 곡들을 방송하며 은혜를 나누고 있습니다.
4. 교수님의 기도제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제가 안산시립합창단을 25년간 지휘하며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큰 연주도 많이 하였지만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합창단을 지휘하는 동안 교회연주를 어느 합창단보다 많이 하였고, 성가 CD만 40장 이상을 발행한 것이 가장 큰 감사입니다. 이화여대 교수로 있을 때는 이화챔버콰이어를 창단하여 각종 연주는 물론 성가 CD를 17장이나 발매하였고 은퇴를 한 후에도 이화챔버콰이어를 계속하며 하나님께 찬양드리고 있습니다. 올해 2월부터는 한세대에서 석좌교수로 임명을 받아 대학원 합창지휘전공 프로그램을 이어나가고 있고 특히 한세콘서트콰이어를 지휘하며 찬양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의 기도 제목은 이 찬양이 계속되어 하나님께 더 욱 크게 영광돌리는 일밖에는 없습니다. (이제 제가 무슨 개인의 욕심이 있겠습니까.) 저를 필요로 하는 곳, 특히 찬양을 원하는 곳에 어디든지 가서 찬양을 드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저의 기도제목이자 계획입니다. 내년 1월말에 한세콘서트콰이어가 미국 LA에 가서 벧엘교회, 은혜한인교회, 선한목자교회, LA 순복음 교회 등지에서 연주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미주 전역을 순회하고 싶지만 아직 연이 닿지 않아서 이번에는 LA만 가게 되었는데, 여건이 허락된다면 어디든 가서 찬양드리는 기회를 가지고 싶습니다.
제가 30년 이상 섬기고 있는 영락교회 갈보리 찬양대에도 3년 반의 임기가 남아있는데, 미주 순회연주를 한번 하고 은퇴를 하는 것이 기도 제목입니다. 뉴욕 카네기 홀에서 연주할 기회가 전에 있었는데, 코로나와 경비문제로 연기 했었던 것을 다시 할 수 있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대담. 노승빈 (세계투데이 주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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