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과학적 합리성, 초자연적 믿음이 공존하는 미국인들
- 세계열방 / 노승빈 기자 / 2026-10-25 18: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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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Unsplash / Stephanie Hernandez |
교회의 가르침보다 과학과 이성을 더 신뢰하면서도 하나님을 믿거나 예배에 참석하는 미국인들은 종교적 가르침을 우선시하는 이들보다 마법을 믿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연구는 갤럽(Gallup)이 2025년 초 미국 성인 1,8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국 대표 표본 조사인 ‘베일러 종교 조사(Baylor Religion Survey)’를 분석한 것으로, 2026년 7월 학술지 ‘소셜 포스(Social Forces)’에 게재됐다.
릴리전 언플러그드(Religion Unplugged)에 따르면, 연구진은 조사에 포함된 네 가지 문항을 활용해 ‘세속적 합리주의(secular rationalism)’를 측정했다. 연구진은 세속적 합리주의를 과학만이 세상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도덕성은 종교적 가르침보다 이성에 근거해야 한다는 믿음을 뜻한다고 정의했다. 또한, 세속적 합리주의에는 종교적 권위자의 판단을 따르기보다 개인이 영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석해야 한다는 생각도 포함된다.
연구진은 세속적 합리주의 사상을 받아들이면서도 초자연적 현상을 믿는 사람들에게 주목했다. 응답자들에게 유령과 저주, 죽은 사람과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흔히 마법적 현상으로 여겨지는 여섯 항목에 대해 얼마나 강하게 믿는지 물었다. 이와 함께 오늘날에도 기적이 일어나는지, 하나님이 모든 기적의 근원인지 등 기적에 대한 믿음도 함께 측정해 비교했다.
매체에 따르면, 세속적 합리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종교적 믿음을 어느 정도 유지한 경우에는 마법적 현상을 더 믿는 경향을 보였다. 하나님을 믿는 미국인 가운데 세속적 합리주의에 동의하는 사람들(40%)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19%)보다 마법적 현상을 믿는 경향이 약 두 배 높았다.
종교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 세속적 합리주의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8%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19%보다 높았다. 반면 예배에 전혀 참석하지 않거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는 세속적 합리주의와 마법적 믿음 사이의 연관성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매체는 연구진이 비교한 일부 그룹은 미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고 지적했다. 2025년 베일러 종교 조사 자료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을 뿐 아니라 세속적 합리주의 사상에도 대체로 동의하지 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미국인은 전체의 1% 미만이었다. 반면 하나님을 믿으면서 세속적 합리주의에도 동의하는 사람들은 약 18%에 달했다.
연구진은 일부 사람들이 여전히 교회에 출석하거나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초자연적 현상에 관한 믿음만큼은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약하면, 이번 연구는 개인의 합리성과 영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마법에 관한 믿음이 확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 시사점
매체는 해당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종교적 소속이 없는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초자연적 믿음도 이와 함께 반드시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10명 중 3명은 종교적 소속이 없다. 종교 기관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미국 내 초자연적 믿음의 감소로도 이어질 것인지를 두고 학자들이 여전히 논쟁하고 있다. 기존 사회학 이론은 종교 기관이 쇠퇴하면 초자연적 현상이나 마법을 인정하지 않는 과학적 세계관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더 이상 조직화된 종교에 속하지 않는 다수의 미국인이 여전히 타로, 점성술 또는 영매를 통한 영적 교류 등을 믿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종교가 없는 미국인들도 상당수가 어느 정도의 영적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인의 29%는 종교가 없다고 답하지만 스스로를 무신론자라고 밝힌 사람은 5%에 불과했다. 종교가 없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종교적 입장을 ‘특별히 정해진 종교 없음(nothing in particular)’이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3분의 2는 여전히 자연세계를 넘어서는 존재나 힘을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체는 이러한 추세가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하며,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1912년 “마법사는 교회가 아니라 고객을 거느린다”고 말하며, 마법적 믿음에는 신, 공동체, 성직자 혹은 신학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출석 교회를 떠나지 않고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러한 특성이 하나님을 여전히 믿으면서도 초자연적 현상에 관한 판단을 종교 기관에 맡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마법적 믿음이 자연스럽게 들어맞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믿음이 젊은 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제도권 기관을 가장 불신하는 그룹이며, 마법적 믿음과 세속적 합리주의를 동시에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의 연구 과제
이번 연구 자료는 한 시점에 수집된 자료만을 분석해 시간에 따른 변화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종교적 신앙을 유지하면서도 과학과 이성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마법적 현상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들이 종교에서 멀어지고 있는지, 다시 종교로 돌아오고 있는지, 아니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를 확인하려면 최초 조사에 참여한 동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고고학자 크리스 고스든(Chris Gosden)은 마법에 대한 믿음이 종교와 과학보다 더 오래됐으며, 인류 역사의 대부분 기간 종교와 나란히 존재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번 연구는 과학에 대한 신뢰가 어떤 상황에서 마법적 믿음과 함께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종교를 유지하면서도 무엇이 진실인지를 교회가 결정하도록 맡기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양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매체는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마법적 믿음이 어떻게 확산하는지, 또 왜 그것이 그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종교적 소속이나 교회 출석 여부만으로는 개인의 영적 믿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회는 과학과 이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성도들이 초자연적 현상과 영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분별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 교회는 다양한 믿음이 공존하는 시대에 교회가 성도들의 신앙적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바른 분별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계투데이 = 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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