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군종목사, 공식 행사서‘하나님’언급 금지
- 세계열방 / 노승빈 기자 / 2026-08-20 1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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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 unsplash | Eric Stoynov |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가 미군 군종(chaplain)들의 종교적 색채를 보다 분명히 드러내려고 하는 것과는 달리 캐나다 정부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공개 행사에서 군종의 종교적 언어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에 따르면, 캐나다군(CAF) 소속 장병이 캐나다 정부를 대표해 공개 행사에서 발언할 때 “특정 신앙·종교 전통에만 해당하는 언어, 행동, 상징을 사용해서는 안되며, 이를 통해 국가의 종교 및 영적 중립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군종들이 군사 의식 및 추모식 등 공식 행사에서 기도를 인도하는 것도 금지했다. 군종이 캐나다군을 대표해서 공식 행사 기도를 요청받을 경우, 종교적 색채가 없는 영적 성찰(spiritual reflection)로 대신하도록 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캐나다의 복음주의 기독교계와 보수 정치인들은 7월 29일 발표된 해당 조치가 포용성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교를 배제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복음주의 연맹(EFC) 명예 회장이자 캐나다 군종 종교간위원회(Interfaith Committee for Canadian Military Chaplaincy) 위원인 브루스 클레멘거(Bruce Clemenger)는 “이 정책은 단순히 기도를 금지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모인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신의 존재를 믿고, 어떤 이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조차 금지한다. 이러한 배타성은 군종목사들이 전할 수 있는 영적 성찰의 범위를 세속주의적이고 전형적인 인본주의적 표현으로만 제한한다”라고 지적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이번 지침이 제한 규정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군종을 넘어 모든 캐나다군 장병에게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캐나다 하원의원 제임스 베잔(James Bezan)은 이 정책을 “불필요한 역행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베잔 의원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공식 군 행사에서 기도와 종교적 표현을 제한하는 정부의 새로운 지침은 캐나다가 오랜 기간 지켜온 종교적 표현의 자유에 역행하는 우려스러운 조치다. 포용적이어야 할 자유당 정부가 오히려 신앙을 가진 군 장병들을 배제하고, 더 이상 캐나다군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국방부 대변인 더렉 압마(Derek Abma)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새 지침의 핵심 원칙이 포용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도를 없애는 것이 종교를 거부한다는 것은 아니라며, “종교적 신념에 관계없이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식적인 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압마 대변인은 왕립 군종복무단(Royal Canadian Chaplain Service)이 캐나다 대법원의 2015년 판결(Mouvement laïque québécois v. Saguenay)에 따라 종교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법원은 지방정부가 회의 전에 가톨릭 기도를 낭독하는 것은 종교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압마 대변인은 “군종이 특정 세계관에만 해당하는 표현을 피함으로써 참석한 모든 사람이 편안함과 존엄성, 소속감을 느끼며 참여할 수 있게 돕고, 모두의 존엄성을 존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국방부는 이번 지침이 군종의 개인적 신앙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개인적으로 영적·종교적 도움을 제공하는 것에도 제약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군인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나 같은 신앙 전통을 가진 군 장병들을 위해 마련된 행사에서는 여전히 기도하거나 종교적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압마 대변인은 “군종은 특정 종교나 신앙 전통이 중심이 된 모임을 마련하고 지원할 것을 권장 받고 있다. 또한 참석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와 의식, 신학적 논의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독교 선교연맹(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의 산하 기관인 연합 군종 협회(Association of Alliance Chaplains) 회장 샬린 헨더슨(Sharlene Henderson)은 서로 다른 신앙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려는 정책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며 추구할 가치가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다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언급을 배제하는 것이 과연 이 목표를 달성할 가장 좋은 방법인가” 의문이 든다며, “중립성이란 특정한 하나의 세계관을 다른 세계관보다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레멘거는 이번 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다양한 종교 전통을 행사에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영적 성찰이 필요한 행사마다 서로 다른 종교의 군종목사들이 순번을 맡아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때로는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다른 종교의 기도에 함께 자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기도에 참여, 또는 따라 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정책을 두고 신앙을 “등경 위에(마 5:15) 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공적인 영역에서 하나님에 대한 언어를 거세해 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세계투데이 = 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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