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제국, 이번엔 “140조 오픈AI 투자”
- 국제 / 박세훈 선임기자 / 2025-09-24 08:28:30
결속하는 미 테크 기업
1위(엔비디아)와 1위(인텔), 그리고 1위(오픈AI)의 결집.
인공지능(AI) 패권을 잡기 위해 미국의 거물급 테크 기업들이 뭉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 시가총액 1위이자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있다. 하드웨어(CPU) 1위 인텔 투자에 이어, 이번에는 소프트웨어(생성 AI모델) 1위 오픈AI의 주요 주주가 됐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제국’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오픈AI와 차세대 AI 인프라를 위한 획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의향서(LOI)를 체결했다”며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점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생성AI 모델인 챗GPT의 개발사로,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뱅크그룹 등이 주요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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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밀컨 콘퍼런스 2025'에서 발언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출처:중앙일보] |
이날 로이터는 “엔비디아는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오픈AI에 투자하고, 오픈AI는 그 자금을 활용해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할 수 있다”고 오픈AI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가 약 50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첫 100억 달러 투자시 지분 약 2%를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거래로 오픈AI는 구축 중인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에 넣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백만개를 확보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베라 루빈’을 투입하는 1단계 시스템이 가동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념비적인 규모의 프로젝트”라며 “10GW는 GPU 400만~500만개에 해당하며, 이는 엔비디아의 올해 출하할 총량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향후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확장 전략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AI 모델의 훈련·추론에 필수적인 AI 반도체칩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올초부터 스스로를 ‘AI 인프라’ 기업으로 강조하고 있다. 수도·전기처럼 모든 국가와 산업이 필요로 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불과 나흘 전인 18일에도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 이상을 확보했다. 당시 황 CEO는 “세계 최고 중앙처리장치(CPU)와 GPU의 융합”이라며 “가속화된 AI 컴퓨팅의 시대를 인텔과 엔비디아가 협력해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인텔과 오픈AI 투자는 엔비디아의 실적 관리에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오픈AI가 엔비디아로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엔비디아 AI칩을 구매하니, 투자금이 다시 엔비디아 매출로 돌아온다. 게다가 CPU와 GPU를 모두 만드는 경쟁사 AMD로 미국 스타게이트의 투자 자금이 분산되는 걸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연이은 미국 테크 기업들의 결속으로 미·중 AI 대립 구도는 더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중국 안후이성에서는 300만㎡에 달하는 섬 농지 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는 이른바 ‘중국판 스타게이트’가 추진 중이다. 화웨이는 지난 18일 자체 개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차세대 AI칩 출시 계획을 내놨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미국 주도의 AI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수혜를 볼 수 있다”며 “다만 오픈AI 등으로 엔비디아의 GPU 우선 공급이 집중돼 국내에선 GPU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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