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벼랑 끝에 내몰린 민주주의 복원

국제 / 김재성 기자 / 2021-01-15 11: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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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 심의 오는 20일 새로운 정권 발족 이후 이뤄질 전망

▲ 바이든의 미국은 내적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새로운 행정부 출범시키는 바이든과 함께 미국인의,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나아가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 복원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 그래픽 = 세계TV. 


[세계투데이 = 김재성 기자]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2021년 1월 6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 폭도들이 난입, 가차 없이 미국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미국 민주주의는 25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앞과 인근에 약 3만 명이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며,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으로 공식 인증 절차를 밟을 의사당으로 가라고 부추기는 말을 했다. 1월 13일 미 하원은 사상 최초로 하원에서 2번째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내란 선동’혐의다.

 

트럼프의 내란 선동은 미국 민주주의를 깔아뭉개고 트럼프식 전체주의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가장 민주적인 국가의 대통령이 가장 비민주적인 언행을 일삼아 온 트럼프는 불명예스럽게 탄핵을 두 번이나 당하는 미국 역사에 기록을 남겼다.

 

벼랑 끝에 내몰린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미국의 정치 사회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에 미국이 과연 지구촌을 이끌어 갈만한 민주적 제도와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시 선보일 수 있을까.

 

지난 번 트럼프 탄핵 때에는 우크라이나 관련, ‘권력남용’이 시비가 됐으나, 이번에는 반란(내란) 선동 혐의이다.

 

탄핵 소추안을 받은 상원의 심의는 20일 새로운 정권 발족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의장은 20일 이전에는 상원을 개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탄핵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 의회에서 탄핵 관련 심의를 하는 것도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가 연루된 이번 소란은 미국 헌법이 정한 정권이행 절차를 폭력으로 방해하려 한 것이다. 미국 정치사에 커다란 오점이 새겨진 지금 바이든에 의해 미국인과 함께 사태를 정상화시키는 일이 급선무이다. 트럼프는 미국 분열의 상징이 돼버렸다.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해버렸다.

 

사법 당국의 수사와는 별도로, 정치가 이 모독적인 행위의 중대성을 직시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 기록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에서 대통령 탄핵은 불가피하다. 하원에서는 이미 통과되었지만, 상원에서도 통과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번 탄핵에서는 공화당 의원 모두가 반대를 했지만, 이번에는 공화당 하우너의원 10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222명 전원, 공화당 10명 등 232명의 찬성에, 197명의 반대표로 트럼프 탄핵안은 통과됐다. 그렇지만 아직도 공화당 내에서는 탄핵 반대가 훨씬 많다.

 

이번 미국 민주주의 붕괴 사태에 트럼프만 책임이 있을까? 비겁하기까지 한 공화당 의원들 상당수도 책임에서 빗겨나가지 못할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인인 그들도 정치적 계산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이제 5일밖에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서도 트럼프가 임명한 각료들과 고위 공직자들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의원에 대한 헌금 등의 지원을 보류하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전폭적인 트럼프 지지를 했던 뉴욕포스트(타블로이드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불복이라는) 미친 짓을 그만두라”며 거친 제목을 달아 트럼프를 비판했다.

 

세계적인 SNS라는 ‘트위터’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계좌(account)를 영구 정지시켜버렸다. 궁극적으로 내란 선동으로 갈 수 있는 트럼프의 글을 더 이상 게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미국의 현상을 지켜보던 중국이 나섰다. 홍콩문제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꼬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홍콩의 시위를 지지해온 미국은 자신들의 약점을 돌아보라는 꾸지람이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세계 곳곳에서 강권정치(power politics)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인권과 법의 지배 등의 원칙이 위태로운 마당에 민주주의 상징 미국의 요동은 국제사회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영향력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미국에는 아직도 국제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크게 부상 이른바 G2라는 무대에 올라선 중국에게는 미국이 가진 다양성, 민주적 가치, 인권 등 많은 것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따라서 바이든의 미국은 내적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새로운 행정부 출범시키는 바이든과 함께 미국인의,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나아가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 복원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란다.

 

김재성 기자 kisng102@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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