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보수화·소수자 혐오 문제 짚어본다
- 종교 일반 / 유제린 기자 / 2020-08-11 1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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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 |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현재 대다수 교회의 예배 안에 잠재되어 있는 ‘제의성’과 ‘연극성’ 등을 복원하는 시도를 한다. 예수의 생애를 동시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기독교가 그간 배제했던 ‘퀴어(Queer,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용어)’를 예배의 전담자인 제사장으로 세워 한국 기독교의 보수화와 소수자 혐오를 짚어본다.
11일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올해 시즌 프로그램의 세 번째 작품으로 쿵짝 프로젝트와 공동 제작한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를 내달 2일부터 13일까지 공연한다고 밝혔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지난 2018년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는 ‘삼일로창고극장 봉헌예배’의 주제와 형식을 확장해 올해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의 다른 한 축으로 한국 기독교 역사와 유사한 공공극장 남산예술센터의 성장 과정도 함께 조명한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기도하는 ‘대부흥’ 예배 형식을 차용한 이번 공연은 권력에 힘입어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시했던 과거와 기형적으로 성장한 현재를 연극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의 공론장으로 자처하던 공공극장과 한국 교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며 성장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교회를 극장 안으로 가져오는 이번 공연은 예배의 순서와 형식을 그대로 따르되 연극적 방식으로 무대를 채우는 것이 특징이다. 고대 그리스 극장을 닮은 원형 무대와 객석은 대형 예배당이 되고, 성가대가 위치한 발코니 구조를 따온 극장 곳곳에는 14명의 코러스가 배치돼 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라이브 밴드의 생생한 연주가 더해져 ‘대부흥성회’의 에너지를 그대로 재현한다. 극 후반부에 진행되는 성가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 모집한 100여명의 영상 합창단과 무대 위 출연진들의 5부 합창이 어우러져 극장 안팎의 목소리가 모여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공연은 쿵짝 프로젝트의 네 번째 공동창작 작품으로 쿵짝 프로젝트는 그간 가부장제와 페미니즘, 성 소수자와 기독교, 여성과 섹슈얼리티, 위계적인 연극계 권력 구조 등 주로 동시대적 사안을 다루며, ‘젊은 연극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온 단체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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