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연극 ‘산불’로 시공간 초월한 풍자 선보여
- 스포츠/여행/레저 / 김세규 / 2017-11-10 14:07:47

[서울=세계TV] 김세규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는 연극 ‘산불’을 기획, 시공간을 초월한 우화형식으로 재해석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자신의 생각만 옳고 타인의 생각은 적대시 하는 이데올로기적 상황을 비틀고 꼬집으며 풍자한다. 이번 공연은 각 인물들의 위태로운 상황과 심리적 반응을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황폐화된 현실과 심리상황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민초들의 서글픈 인생이야기다.
‘산불’은 차범석(車凡錫)선생님이 쓴 장막희곡이다. 전체 5막이나 본 공연에서는 7막으로 편성했으며 이데올로기에 의한 동족분단과 전쟁의 비참함, 그리고 파괴와 살상을 본질로 하는 전쟁 속에서 인간의 원형과 존엄성을 묘사하려는 작품의 의도가 있다. 따라서 배경도 6·25전쟁 기간이고 빨치산이 출몰하는 산촌이 무대가 되고 있다.
극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6·25전쟁이 치열한 시기에 산촌에는 청장년들이 모두 출정해 여자들만 집을 지키고 있다. 그때 규복이라는 전직교사 출신의 빨치산이 젊은 과부 점례네 집에 찾아들어 숨겨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점례가 규복의 협박에 못 이겨 대밭에 숨겨줬으나, 밥을 날라다주면서 동정심이 생기게 되었고, 점차 두 사람 간에는 애욕이 불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웃 과부 사월이가 이 사실을 눈치 채고 점례에게 규복을 공유하자고 제의한다. 이때부터 규복이는 점례와 사월 두 여자와 삼각관계를 이루면서,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고통도 잊은 채 정욕의 화신으로 변한다. 그러나 세 남녀의 원색적 관계도 아군의 토벌작전이 전개되면서 곧 끝날 수밖에 없었다. 즉, 국군은 규복이가 숨어 있는 대밭을 불태웠고, 규복이는 결국 타 죽고 만다. 규복이는 공산주의자도 아니면서 전쟁의 와중에 휩쓸려 좌익으로 몰렸고, 결국 참담한 최후를 맞은 것이다.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산불은 위와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비극성이 극대화된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심리적 반응을 중심으로 공연을 풀어낸다.
애틋한 삶의 정서와 뜨거운 그 뭔가를 자극하는 공연. 인간이 처한 극한 상황과 그 상황에 대한 인간의 다양한 반응. 그 과정에서 담배연기처럼 환영이 돼 나타났다 사라지는 애틋한 삶의 정서. 그러한 인간의 내면세계를 심화시킨 다양한 안무.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한편, 연극 ‘산불’은 작가 차범석, 연출 김춘경, 안무 유성준, 학생연출 류라윤이 참여했으며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오는 11일과 12일 각각 19시와 17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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