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암 문집 책판, 독일에서 돌아왔다
- 스포츠/여행/레저 / 이승준 / 2019-04-11 09:22:58
척암선생문집 책판/사진제공=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럽으로 흘러간 항일의병장 문집 책판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척암 김도화(1825∼1912년)의 문집 책판을 지난달 독일 경매에서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왔다고 밝혔다. 척암은 유생들이 일으킨 을미의병 당시 경북 안동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고성 이씨 이찬의 딸과 1839년 혼인하면서 독립운동 산실인 임청각(臨淸閣) 문중의 사위가 됐다.
귀환한 ‘척암선생문집책판(拓菴先生文集冊板)’은 가로 48.3㎝, 세로 19.1㎝, 두께 2.0㎝의 크기로, 책판 손잡이인 마구리는 양쪽 모두 사라졌다. 한쪽 면은 금색 안료로 칠해졌다. 이 책판은 척암 문집을 찍기 위해 1917년경 제작한 책판 1000여 장 가운데 한 장으로, 김도화가 ‘태극도설(太極圖說)’을 설명한 권9 23∼24장에 해당한다.
이전까지 확인된 척암선생문집책판은 스무 장으로, 모두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소장한다.
열아홉 장은 후손이 기탁했다.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 가운데 일부로, 나머지 한 장은 2016년 에드워드 슐츠 미국 하와이대학 교수가 진흥원에 전달했다.
척암 문집은 그의 손자와 문인들이 1917년 영천에서 목판으로 간행했다. 속집(續集), 부록, 별집(別集)도 나왔다. 문집 서적은 국학진흥원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이번 척암선생문집책판의 귀환은 온라인 게임 회사이자 문화재지킴이 기업인 라이엇게임즈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이 기업은 이전에도 조선 불화 ‘석가삼존도’와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돌아오는데 기여한 바 있다.
재단은 지난 2월 독일 뒤셀도르프 소재 경매회사가 주최하는 경매에 오스트리아 가족이 보유한 책판이 출품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한 자금을 활용해 지난달 14일 열린 경매에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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