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가 유발한 논쟁...현재진행형?...‘인형의 집 Part2’
- 스포츠/여행/레저 / 이승준 / 2019-04-09 20:01:32
‘인형의 집 파트2’ 출연진들/사진제공=LG아트센터
서양 연극사에서 가장 유명한 여주인공 중 한명인 노라가 돌아온다. ‘인형의 집’ 노라가 집을 떠난 그 15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인형의 집 Part2’를 통해서다.
‘인형의 집’은 노르웨이의 극작가 입센의 3막 희곡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140년 전인 1879년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극장에서 초연됐다.
사회가 요구한 역할에 갇혀 살던 노라가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려 당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지만, 아직도 노라의 선택이 파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시선이 존재한다.
‘인형의 집 Part2’는 미국의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가 2017년 발표한 작품으로, 네이스의 희곡을 무대화한 ‘인형의 집 Part2’가 1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초연된다.
노라를 연기하게 된 두 배우 서이숙과 우미화는 “100년 전 노라의 이야기이지만, 연기를 할 때 그 시대 이야기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면서, “지금 이 시대 여전히 유효한 논쟁”이라고 말했다.
노라의 남편 토르발트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박호산도 “요즘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논제를 주는 작품”이라면서, “원작이 여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인형의 집 Part2’ 사람과 평등에 관한 이야기로, 성적인 평등이라기보다 인간의 평등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집을 나갔던 ‘노라’는 왜 돌아올까? 작가로 성공한 노라는 이혼당한 한 남자 판사로 인해 남편 ‘토르발트’가 15년 전 자신이 떠난 후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라는 이 문제를 해결키 위해 집에 돌아오고, 가족 및 주변 인물과 다시 설전을 벌인다. 유모 앤 마리, 남편 토르발트, 그리고 딸 에미를 차례로 만난다. 각 인물들은 설득력 있게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관점을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든다.
토르발트 역의 손종학은 “전부 다 각자 자기 생각이 있다. 지금 현재 내가 처한 입장을 다시 반추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언급했다.
아직 미혼인 서이숙은 노라의 생각에 “매우 공감한다”면서, “저 역시 결혼제도를 불신한다. 그 제도에서 자유롭게 사는 게 자신 없어서 아직 결혼을 안했다. 내 목소리를 듣는 게 가장 어렵다. 그건 주도적으로 살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미숙은 “온전한 나를 찾아야, 타인과 관계 맺기를 잘할 수 있다고 본다. 노라가, 가깝게 느껴진다. 난 노라의 편”이라고 말했고, 박호산 역시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한 것보다 나의 가치를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노라를 지지했다.
과연 노라의 선택은 오늘날 어떻게 비춰질까? 노라가 유발한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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