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 “사회적인 선-갈등들을 넘는 노력 보여주고 싶었다.”

스포츠/여행/레저 / 이승준 / 2019-03-26 14: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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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놋'/ⓒ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이 오는 5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세종대극장에서 창작무용극 ‘놋-N.O.T’을 공연한다. 놋은 제주의 방언으로 얼굴을 가리킨다. N.O.T는 ‘노 원 데어(No One There)?’의 머리글자로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는 뜻이다.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이 된 한국무용가 정혜진(60)의 첫 안무작으로 소녀의 여정을 통해 이 시대의 다양한 갈등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한국적 춤사위로 그려낸다. 




정 단장은 26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우리 삶에 선이 많이 그어져 있다. 그 사회적인 선 그리고 갈등들을 넘는 노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면서, “선을 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놋’은 치매에 걸린 여든살 할머니가 열살 소녀가 돼 6.25동란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70년의 세월을 건너 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으로, 스마트폰으로 인한 대화 단절, 듣는 음악조차 다른 청년층과 기성세대, 미투운동 속 사회의 갈등이 소녀가 본 이 사회에 그어진 선들이다. 


정혜진 단장, 오경택 연출/ⓒ세종문화회관


정 단장에게 선이 화두가 된 것은,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본 뒤부터로, “선을 그렇게 쉽게 넘을 수 있는데 왜 그토록 오래 넘지 못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2012년 뉴욕대학교 방문 연구교수 이후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을 맡아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푸른 눈 박연’ ‘뿌리 깊은 나무’ 등 드라마성이 강한 가무극 6편을 제작하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놋’의 연출은 최근 뮤지컬 ‘레드북’과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호평을 들은 오경택이 맡았다. 




‘궁:장녹수전’으로 정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오 연출은 “연극과 뮤지컬의 연출을 맡아왔지만 무용 역시 무대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춤에 있어 드라마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정혜진 안무가와의 작업은 큰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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