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日고시엔 첫 우승 '기적'…결승서 2-1 승리
- 스포츠/여행/레저 / 우도헌 기자 / 2024-08-23 20:27:32
尹, 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에 "재일동포에 자긍심과 용기 안겨줘"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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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꺾고 우승한 뒤 응원석으로 달려가고 있다. 2024.8.23 연합뉴스 제공 |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하며 기적의 역사를 썼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한신고시엔구장 건설 100주년에 열린 여름 고시엔 우승팀이자 교토부 대표로는 68년 만에 정상에 오른 팀으로도 기록되게 됐다.
경기는 1회부터 '0'의 행진이 이어지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교토국제고는 5회 초 2사 1, 3루, 6회 초 1사 2, 3루 찬스를 잡았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하지 못했다.
간토다이이치고도 6회 말 2사 2루, 7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타자가 땅볼로 물러나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교토국제고와 간토다이이치고는 마지막 정규 이닝인 9회에 각각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득점을 노렸으나, 모두 점수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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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결승전 교토국제고와 간토다이이치고의 결승전 경기가 열린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교토국제고 야구부 학생들이 더위 속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4.8.23 연합뉴스 제공 |
교토국제고는 이어진 연장 10회 초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에서 안타와 볼넷, 외야 뜬공 등을 묶어 2점을 냈다.
이어 10회 말 구원 등판한 니시무라 잇키가 간토다이이치고에 1점만 내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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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승리한 직후에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2024.8.23. 연합뉴스 제공 |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우승 인터뷰에서 "대단한 선수들에게 감탄했다"면서 "전원이 강한 마음을 갖고 공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3으로 승리한 뒤 2차전부터 8강전까지 세 경기 연속 4-0으로 이겼다.
지난 21일 펼쳐진 준결승전에서는 아오모리야마다고교를 상대로 2점을 내준 뒤 3점을 올리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는 일본 전역 3천715개 학교(3천441개 팀)가 참가했지만 49개 학교만 본선에 올랐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정상에 선 것은 기적으로 평가된다. 학교 규모가 작은데다가 야구부 역사도 20여 년에 불과해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2년 여름 고시엔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학생 수가 160명가량인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 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우승에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라고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고시엔 결승전 구장에 힘차게 울려 퍼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는 재일동포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를 통해 한일 양국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야구는 위대합니다. 많은 감동을 만들어내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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