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당국 눈치에…‘모세’ 들어간 中 영화 제목 교체돼

종교 일반 / 김산 기자 / 2021-09-28 08: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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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중국의 한 영화감독이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의 제목을 스스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성경적인 제목이 중국 공산당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발적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제11회 베이징 국제 영화제 개막 레드카펫에서 장지 감독은 제작 중인 '평원의 모세'(Moses on the Plain)의 제목을 '평원의 불(Fire on the Plain)'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크리스찬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영화제에서 장지 감독은 영화 제목을 바꾼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취재진들이 '모세'라는 이름이 문제냐는 질문을 했지만 대답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화는 동명 소설 ‘평원의 모세’를 원작으로 한다. 중국 북동부 공업지대를 배경으로 택시기사 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젊은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룬다. 

프란시스 리우 중국기독교정의연맹 신부는 “모세는 이집트인들의 압제에 맞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끌었고 종족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싸웠다”며 “(영화 제목 교체 문제는) 공적 영역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모든 단어를 제거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가 지난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지시에 따라 종교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중국에는 약 97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에서 불법으로 취급받는 가정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당국은 성경 앱과 기독교 위챗(WeChat) 공개 계정도 제거하며 강한 규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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