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人] 평균 연령 63세…시니어 트로트 그룹 ‘백발소년단’
- 문화 / 한상옥 객원 기자 / 2022-07-03 08: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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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소년단' 멤버들 |
환갑을 넘은 실버 세대 6명이 뭉쳐 트로트 그룹을 결성했다. 이름은 모 아이돌 그룹을 연상시키는 ‘백발소년단’이다.
이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백발소년단의 리더 정초신 감독은 지난 27년 동안 ‘귀천도’, ‘퇴마록’ 등 5편의 영화 프로듀서를 했고, ‘몽정기’. ‘자카르타’ 등 5편을 연출한 바 있다. 리드보컬 이로운 씨는 30년 동안 금정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한 경력이 있고, 댄스 담당 주창현 씨는 30년간 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했다. 하모니 담당 백남수 씨는 40년간 주방기구 회사 대표를 지냈으며, 백보컬 함승천 씨는 33년간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했고, 래퍼 신학모 씨는 부산에서 지역밀착형 마트 13개를 운영하는 사업가다.
나이와 경력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노래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였다. 작곡가 국상현에게 받은 ‘멋진 인생’이라는 곡을 부단히 연습하고 있으며, 시대적 흐름에 맞춰 멤버들마다 제논, 로운, 주짱, 백수, 알렉스, 스미스라는 활동명까지 지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백발소년단’은 어떤 그룹인가.
▶시니어 모델 6명이 모인 세계 최초의 하이엔드 시니어 보컬 그룹이다. 평균 연령 63세, 평균 신장 183㎝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팀이다. 지금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의 40년 뒤 모습을 상상하면서 만들었다고 보면 쉽다.
-어떤 노래를 부르나.
▶트로트가 중심축이다. 데뷔곡은 라틴 음색이 짙은 댄스 트로트와 소울 음색의 미디움 트로트, 그리고 신나는 기성곡 4곡을 엮은 메들리 등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각각 살아온 삶의 궤적을 보면 하나로 뭉쳐 팀을 이루기 쉽지 않아 보인다.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20년 전에 만나 팀을 만들었다면 1주일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인생에서 어느 정도 정점을 찍은 탓에 자신을 누르기도 하고 남을 배려하기도 하며 함께 같은 곳을 향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환갑을 넘기고도 자신의 직업을 놓지 않고 있는데.
▶살아온 인생이 곧 연습이었다고 믿으며 덤볐지만, 나이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주어진 시간만큼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
-활동 각오는.
▶보통 사람들은 환갑이 지나면 무언가를 시작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지키려고 발버둥친다. 그러나 제자리에 머물기보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을 택했다. 결과는 의미가 크지 않다. 관객 앞에 섰을 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은 만들어 내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티는 중이다.
한상옥 객원기자 san919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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