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 벌레가 완성한 명작…간송미술관 ‘보화수보’ 개최

문화 / 김명상 기자 / 2022-04-15 15: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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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정의 작품 '삼일포' /사진=간송미술관

 

"심사정의 '삼일포'라는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호숫가를 배경으로 흰 눈이 내리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죠. 하지만 사실 눈은 벌레가 먹은 흔적입니다. 하얀 자국이 눈처럼 보이면서 그림의 일부로 여겨졌기 때문에 원래대로 복원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작품의 완성에 도움을 준 셈이죠. 이번 기획전에서는 이처럼 손상된 유물이나 퇴색된 부분을 보수한 명작들을 전시하게 됩니다

 

코로나19 유행과 수장고 보수 등으로 문을 닫았던 간송미술관이 7년여 만에 여는 전시로 일반 관람객과 다시 만난다.

 

간송미술관은 오는 16일부터 65일까지 간송미술관 보화각 전시실에서 기획전 '보화수보(寶華修補) - 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전시에는 문화재청이 추진한 '문화재 다량 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보존처리를 거친 비지정문화재 832점이 나온다. 비지정문화재는 국보나 보물 등으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다.

 

출품작 중 권우(13631419) 문집인 '매헌선생문집'(梅軒先生文集)과 석농 김광국(17271797)이 수집한 그림을 모은 '해동명화집'(海東名畵集)이 대표 유물로 꼽힌다.

 

또한 민영익이 묵으로 그린 난 그림 72점을 묶은 '운미난첩'(芸楣蘭帖), 17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로 알려진 한시각의 회화 '포대화상'(布袋和尙), 김홍도가 완성한 '낭원투도'(閬苑偸桃), 장승업 그림 '송하녹선'(松下鹿仙)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무료 전시이며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매일 오전 11, 오후 3시 전시 설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편 간송미술관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수집한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8년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미술관이다. 미술관 건물인 보화각은 2019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으로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수·정비에 들어간다. 

 

세계투데이=김명상 기자 terry@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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