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80% "목회자·신도 정당 만들어 정치 참여 반대"
- 종교 일반 / 유제린 기자 / 2019-10-30 13: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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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게티이미지. |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기독교인 5명 중 4명이 기독교 정당의 정치 참여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화제다.
30일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개신교인 1000명과 비(非)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개신교인의 79.5%가 반대 입장을 보였으며, 찬성 입장 5.2%, 보통 또는 모르겠다는 15.2%로 나타났다.
이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태극기 부대'의 참여 경험을 묻는 질의에는 '참여해봤다'가 교인의 2.9%로 나타났다. 이중 5회 미만 참여는 2.6%, 5회 이상은 0.3%였다.
막말의 논란 중심에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언행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개신교인의 64.4%가 '전 목사가 한국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더불어 '우려가 된다'는 입장도 22.2%나 나타났다.
반면, 교인은 10.1%는 '다소 지나치나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응답했으며, 또 3.3%가 '적극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전 목사의 언행에 동의를 표한 교인은 13.4%로 나타났다.
크리스찬아카데미의 이상철 원장은 설문조사 분석 자료를 통해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회장이라는 명함을 지닌 채 극단적 극우 행보를 보인다"면서 "3분의 2가량의 개신교인들은 반감을 보이나 13.4%라는 옹호 세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신교가 극우 정치에 말릴 수 있는 충분한 잠재적 위험성과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경고했다.
또 전 목사의 문재인 대통령 하야 발언을 두고 개신교인의 71.9%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동의한다는 8.8%, 보통이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3%로 나타났다.
최대 이슈인 동성애 문제를 놓고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의견이 많이 엇갈린 모습이다.
개신교인의 58.4%는 '동성애는 죄'라는 주장에 동의했지만, 비개신교인은 25.0%에 그쳤다.
이어 '예수님이라면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할 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는 '그의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는 대답이 개신교인(38.4%)이나 비개신교인(63.7%)에게서 가장 많았다.
이화여대 송진순 박사는 "사회적으로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에도 예수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것은 주목 할 만하다"면서 "한 인간을 존재 자체만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보고 환대하는 것, 이는 현재 개신교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상기시킨다"고 꼬집었다.
또 '그(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고 답한 기독교인은 27.0%, 비교인은 16.2%였으며, '그에게 죄에 대한 회계를 요구한다'는 각각 26.2%. 12.5%, '그를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각각 8.4%, 7.7%로 양쪽 모두 가장 적은 모습이다.
'낙태를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개신교인은 50.2%가 동의한 반면 비개신교인은 27.4%만이 입장을 같이 했다.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임시 보호 한 후 다른 나라로 가도록 조치한다'는 답이 교인 51.3%, 비교인 57.2%로 양쪽 모두 가장 많았다.
이어 '인권 보호차원에서 받아들이고 보호해야 한다'가 각각 25.7%, 24.7%였으며, '난민은 이슬람 등 불온한 문화를 전파해 임시 보호라도 안 된다'고 절대 반대한 경우는 교인 23.0%, 비교인이 18.1%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올해 7월 8∼19일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31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크리스찬아카데미, 대한기독교서회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이번 인식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을 진행 할 방침이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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