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투 책장] 어려운 성경, 현대어로 쉽게...새한글성경 출간

전시/공연/신간 / 유제린 기자 / 2021-12-27 09: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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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10대 고등학생인 김서령 양은 집에 있는 낡은 성경을 읽을 때마다 하품이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

 

"성경 말씀을 읽으면 뜻을 이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려요. 은혜를 받는 것도 어렵죠. 젊은 세대가 쉽게 볼 수 있는 성경이 널리 보급됐으면 좋겠습니다"

 

대한성서공회가 젊은 세대를 위해 10년간 준비해 선보인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이 출간됐다. 현대 말투로 짧고 쉽게 번역해 한글상 이해를 크게 높인 게 특징이다.

 

최근 대한성서공회는 "젊은이의, 젊은이에 의한, 젊은이를 위한 성경’을 목표로 새한글성경을 번역했다"며 "특히 젊은이들이 한자어와 옛 문체를 알아듣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대조성경으로 새한글성경을 활용해 달라"고 밝혔다.

 

가장 큰 특징은 고문체를 현대어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기존 성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다’ ‘~니라’ ‘~더라’ 등의 옛문체는 ‘~한다’의 현대 말투로 풀이했고 거리를 뜻하는 '몇 리' 등의 도량형도 '몇 킬로미터(km)' 식으로 번역했다.


장애인에 대한 명칭과 특정 지명 등도 현실화 했다. 마태복음 15장의 ‘맹인’은 ‘시각장애인’으로, 말 못 하는 사람은 ‘언어장애인’ 등으로 번역했고, ‘애굽’은 ‘이집트’로, ‘마게도냐’는 ‘마케도니아’로, ‘수리아’는 ‘시리아’로 현대의 지명과 동일시했다.

 

대한성서공회 측 관계자는 "지난 2011년 9월 성서공회 이사회의 결정으로 새한글성경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며 "각 교단 40대 젊은 성서학자와 국어학자가 번역에 참여해 신약과 시편을 먼저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약이 포함된 새한글성경 완역본은 오는 2023년 발간 예정이다.

 

젊은 새대를 위한 디지털 버전도 선보인다. 그간 성서공회가 발간했거나 발간할 ‘성서 속의 물건들’ ‘~동·식물들’ ‘~사람들’ 등의 콘텐츠를 사진 동영상 등으로 새한글성경에 연동한다는 방침이다. 인쇄본엔 담을 수 없던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디지털 판본 형태로 보급 될 예정이다.

 

예수그리스도의 말투도 한글 특유의 어법을 적용했다. 예를들어 마가복음 1장에서 예수님이 베드로 안드레에게 처음 건네는 말씀에서는 "나를 뒤따라오세요. 그대들을 사람 건져 올리는 어부가 되게 해 드리겠습니다"로 번안했다. 또 예수 부활 이후에는 권위 있는 명령체로 바뀐다.

 

책임감수를 맡은 민현식 서울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전 국립국어원장 )는 "기존에는 예수님의 권위를 강조하다 보니 친근한 예수님의 느낌을 살리지 못했다"며 "예수님이 사회적 하층민과 천대받던 이들을 지극히 높이고자 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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