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금지된 목회자 이중직, “허용하자” 의견 높아져

교계/교단 / 김산 기자 / 2021-10-08 09:16:47
  • 카카오톡 보내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목회자라고 감나무 밑에 누워 입만 벌리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재정적 어려움이 크면 정상적인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만큼, 이중직을 허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서울 성북구 소재의 한 목사는 코로나19로 성도가 많이 출석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아 교회를 살리고자 배달 아르바이트에 나섰다고 말했다. 가만히 있으면 교회 운영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이후다. 

 

많은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이중직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이중직 허용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모습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교회자립개발원 광주전남권역위원회는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13일까지 출석 교인 50명 이하의 교회 담임목사 14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조사를 진행했다. 7일 공개된 조사 결과, 42.1%가 목회자 이중직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고 답했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은 51.0%였다.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 의견은 6.9%였다.

 

‘목회자 사례비 지급 여력이 될 경우 이중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서 58.6%는 ‘이중직 사역을 그만두는 것이 좋다’고 답했고, 29.7%는 ‘개인 의사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현재 예장합동은 규칙 제9장 제30조에서 ‘목사의 이중직을 금하며, 지교회 담임목사직과 겸하여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외적인 경우는 생계·자비량 목회 등의 사유로 소속 노회의 특별한 허락을 받았을 때다. 

 

현장 목회자들은 교단 교단 규정이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규모가 작거나 지방 교회의 경우 목회자가 다른 일을 해서 교회를 유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리운전, 택배, 건축업무 보조 등으로 일하는 목회자가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합동 농어촌부장을 지낸 서종석 함평전원교회 목사는 “더이상 목회자들이 숨어서 일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면서 “이제는 이중직을 전면 허용할 때”라고 말했다.

 

김산 기자 snae@segyetoday.com

[ⓒ 세계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