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재용, 승부수 던졌다...'독한 삼성인' 꺼냈다
- 사회 / 박세훈 선임기자 / 2025-03-17 08: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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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만큼 현재 삼성이 처한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 회장의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천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에서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여기에는 이재용 회장의 기존 발언들에 더해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내놓으려고 준비했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 이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이 회장은 그간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세미나에선 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도 삼성의 위기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는 "실력을 키우기보다 '남들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안이함에 빠진 게 아니냐" "상대적인 등수에 집착하다 보니 질적 향상을 못 이루고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내부 리더십 교육 등에 이어 세부 주제에 관해 토론하며 위기 대처와 리더십 강화 방안 등을 모색했다.
참석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수여됐다.
한 참석자는 "여기(크리스털 패)에 새겨진 내용이 사실상 이번 세미나의 핵심"이라며 "'삼성다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독한 삼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그동안 삼성이 너무 자만했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더 독해져야 한다는 취지가 전달됐다"며 "그만큼 현재의 삼성이 절박하다는 위기의식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부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지연까지 더해져 지난해 시장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21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조1천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경기 용인에 위치한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다음 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열린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삼성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해 임원 대상으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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