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 '기독사학', 연대 나선 까닭은

선교 / 유제린 기자 / 2021-03-21 04: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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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법인 한동학원(온누리교회)이 운영중인 한동대학교 전경/ 사진= 한동대 공식 웹사이트 갈무리.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정부 교육 당국의 사학 공영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기독교사학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기독교 사학 법인 연합기구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이 출범해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기독교 사학법인이 연대에 나선 건 한국 미션스쿨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놓인 기독교학교 법인들이 코로나19로 가중된 부정적 이미지 쇄신하는 한편 정부 정책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기독교 사학들은 한국기독교학교연맹과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등에 속해 재각각 운영돼 왔다. 하지만 사학 공영화 등을 내세운 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법인 차원의 책임있는 협의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기독교 미션스쿨 설립의 본질에 맞는 교육 과정 및 운영 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회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교육계 일각에서 조차 "기독교학교의 위기 의식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최근 학교법인 한동학원(온누리교회)과 영훈학원(오륜교회), 영락/대광학원(영락교회) 등 국내 주요 기독사학들은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김운성 목사)'를 중심으로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출범을 공식화 했다.

 

출범식에서 이들은 "정부의 사학 공영화 정책이 초·중·고등학교를 넘어 대학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유치원 3법과 공영화 정책, 사학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학혁신 방안, 사립대학의 공영화 정책 등으로 사학의 존립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학교들이 기독교적 건학 이념을 승계하고 그에 맞는 교육을 펼치기 위해서는 학생 선발권과 교원 임용권, 교육과정 편성권, 등록금 책정권, 법인 구성권 등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게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측은 주장이다.

 

앞서 지난해 국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사립학교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비롯한 43개의 사학법 개정안들이 국회에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률안에 따르며 학교법인의 이사는 절반 이상 개방이사로 선임, 학교장은 대학평의원회 등에서 2배수 추천한 인사 가운데 임용토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측은 이 같은 법안이 기독교 사학법인의 설립 이념 침해는 물론이고 자율적 경영과 운영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동의 뜻을 모아 기독교 학교의 정체성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법인 내부의 자정의 소리도 크다. 일부 사학재단(사립학교)이 ‘비리’와 '부정' 등이 연상될 만큼 부정적 이미지가 크기 때문에 사립학교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동의 등을 이끌기 위해서는 각각의 학교가 다양한 쇄신안에 뼈를 깍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는 조속한 시일내 가칭 '기독교학교자정위원회’를 출범해 사학법인의 구조적 모순과 인식 제고 활동에 나서는 한편 기독교학교가 청렴하고 건강한 학교임을 입증시키는 일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함승수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사무국장(숭실대 교수)은 "협의체는 향후 기독교사학법인의 역량 증진 및 공동체 형성을 통해 기독교사립학교 유관 단체들과의 협력과 한국교회와의 협력과 교류를 증대해 나갈 것"이라며 "교육계와 법조계 등과의 협력을 넓혀 기독교학교의 이미지 제고에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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