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傾聽·木鷄'···재계 '거목' 이건희' 영면에 들다

칼럼·기고 / 유제린 기자 / 2020-10-28 1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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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긴 영면에 들어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년시절/ 사진= 삼성전자 제공.

[세계투데이 = 유제린 기자] 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초일류 삼성'을 남기고 오늘 오전 영면에 들었다. 

 

그가 남긴 건 '삼성'뿐만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상징이자 재계의 '어른'으로써 그가 남긴 어록과 '혁신 정신' 등은 많은 기업은 물론 국가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979년 창업주인 아버지 고(故)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 받은 그는 1993년 이래 전 세계 반도체 분야의 '왕좌'를 단 한 차례도 내어 준 적이 없을 만큼 '뚝심 경영'을 펼쳐 온 강건한 인물이었다.

 

목표의식이 강하고 냉소적일 것 만 같은 그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정반대다. 지인들은 이 회장을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참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쓴 '경청(傾聽)' 글 귀 /사진제공=삼성

 

사실 그의 강건함 속에 묻어나는 부드러운 리더십의 원천은 선대 회장인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영향이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회장은 그룹 부회장이 되자마자 아버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에게 뜻 밖의 선물을 받았다. ‘경청(傾聽)’이라는 글귀가 세겨진 붓글씨 였다. 이 문구(文句)는 훗날 이 회장이 주변의 말에 귀 기울이며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초일류 삼성'을 키운 원동력이 됐다.

 

'거목 이건희'를 지탱해 온 또 하나의 문구는 ‘목계(木鷄)’다. 중국 고서 장자(莊子)에 나오는 이 말은 경지에 이른 싸움 닭은 허세를 부리지 않으며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에 조차 반응하지 않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승부욕도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1980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고(故 )이건희 회장이 붓 글씨 작성 중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이 ‘목계(木鷄)’ 글자를 거실에 걸어두고 어려운 일이 닥칠 때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경계하는 습관을 실천했다는 후문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도 유년시절부터 익숙하게 보고 자라온 이 글귀를 고(故) 이병철 회장 작고 이후에도 가훈으로 삼았다.

 

그를 기억하는 기업가들은 작은 상회였던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30대 청년 이건희의 통찰력은 '경청(傾聽)과 목계(木鷄)'를 가슴에 세기고 쉼 없이 달려온 세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주변의 말을 경청하고 성장에도 허세부리지 않으며 묵묵히 정진해 온 그의 삶은 오늘의 영면으로 조용히 마무리 됐다. 그와 삼성에 대한 위로는 둘째 치더라도 그가 남긴 '경청(傾聽)과 목계(木鷄)'는 100년 후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가 새겨봐야 할 때다.

 

유제린 기자 wpfls1021@segy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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