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직 사퇴 안 할 듯…검사장 회의서 사퇴 반대로 내부 신임 확인

정치 / 이연숙 기자 / 2020-07-05 09: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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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윤석열, 장고 끝 '묘수' 찾을까

▲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차원을 넘어 일선 검사들을 지휘하는 검사장들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양측의 대립 구도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열린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에서 일선 검찰청의 검사장 대다수는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추 장관의 지휘는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많은 검사장이 이런 상황에서 함부로 거취를 결정하는 건 옳지 않고, 총장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이런 다수 검사장의 의견을 참고할 경우, 일단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된 전문자문단 소집은 장관 지휘에 따라 철회하는 것이 돼 갈등을 봉합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수 검사장이 총장 사퇴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윤 총장으로서는 사실상 검찰 내부의 신임을 확인한 셈이 됐다.

하지만 검사장들 의견대로 장관의 수사지휘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고를 요구하는 것은 장관 지시를 일부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추 장관의 후속 조치에 따라 갈등이 계속되거나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

윤 총장이 검사장들 의견을 그대로 따를지는 알 수 없다. 윤 총장은 오는 6일까지 정식으로 검사장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르면 당일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권한 없는 사건관계인의 진정을 받아들여 전문자문단 소집을 결정했고, 장관의 중단 지휘에 대해 검사장들도 대체로 타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만큼 전문자문단 재소집 가능성은 낮다.

결국 관건은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제한하는 장관의 두 번째 수사지휘 내용에 대해 윤 총장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윤 총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상부의 외압이 부당하다고 보고 맞섰던 전례가 있다. 그는 당시 국정감사에서 "위법을 지시할 때 따르면 안 된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검사장 회의에서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을 수용한다면 향후 장관이 검찰 수사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줘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이 검찰청법에 근거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검찰청법 제7조 제2항은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된 상급자의 지휘·감독의 적법성과 정당성에 대해 이견이 있을 때 검사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검찰총장이 검찰 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12조도 근거로 거론된다. 임면(任免)권자인 대통령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 법에 규정된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건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청법상 이의제기권은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유효한 범위 안에서 성립된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되는데, 검찰청법 규정상 검찰 조직 내에서만 이의제기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에 따르면 검찰총장이 장관에게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정부조직법과 국가공무원법상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고, 공무원은 직무 수행 시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검찰이 법무부의 외청인 점을 고려하면 검찰총장이 장관의 지휘를 거부할 수 없다는 논리다.

윤 총장이 수사 재지휘를 요청하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양측의 갈등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윤 총장은 수사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반발과 함께 여권의 강한 사퇴 요구에도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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