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홍콩 떠나는 기독교 목회자들···왜

기획 / 김산 기자 / 2021-04-28 08: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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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례회 총회장 등 홍콩내 종교지도자 이탈 심각
- 새 홍콩국가보안법의 시행 이후 '줄어드는 자유' 영향
▲ 홍콩 도시에 위치한 한 교회 전경/ 사진= 게티이미지.

 

[세계투데이 = 김산 기자] 홍콩내 8만 명이 넘는 신도를 이끌었던 한 목회자가 부인과 함께 영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홍콩을 떠나 교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해당 목회자가 홍콩 기독교 침례회 총회장을 맡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7일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ICC) 관계자는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총회장을 맡고 있는 로힝초이(Lo Hing-choi) 목사가 임기 10일 여를 앞둔 지난주 회장직 사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 새 홍콩보안법 관련 종교 지도자 감시 강화

 

홍콩의 대표적인 목회자 가운데 한 명인 로힝초이 목사는 최근 홍콩이 겪은 가장 격동적인 시기와 난제들, 그리고 역경 등이 국가로서의 홍콩 앞에 어떻게 놓여있는지에 대해 깊이 사색한 목회 지도자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로힝초이 목사는 평소 홍콩의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평온한 날 뿐만아니라 정부에 의해 신자들이 끌려가고 고문 받는 날에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그는 입장문 등을 통해 "제자들이 왕자들과 왕의 심문에 직면했을 때,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해 증언을 할 황금 기회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는 비유로 주목 받기도 했다.

 

본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70세인 로힝초이 목사는 최근 주변 지인들에게 중국 공산당법과 중국에 의해 통제를 받는 권위적인 홍콩 정부로 인해 목회 활동의 두려움을 느낀다는 입장을 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임은 로힝초이 목사가 평소 중국의 홍콩보안법을 비판해 왔던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홍콩 정부의 중국송환법 반대 등에 대한 홍콩침례회의 공론화 입장을 이끌어온 인물로 새 법안이 '일국양제' 원칙을 훼손해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매체 LA타임즈는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 교회 지도자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공산당은 자신의 교회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친민주주의 시위에 참여하도록 독려한 로이찬 목사 등의 교회와 개인 계좌 등을 동결시켰다.

 

복수 이상의 홍콩 현지 매체들은 "로힝초이 목사가 최근 가족들과 함께 홍콩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영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의 영국행은 홍콩내 목회 활동의 제약과 정부의 감시 등을 두려워한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방위 감시에 계좌 동결까지...목회자 해외행 '급증'

 

"슬프거나 후회스럽기 보다는 그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로힝초이 목사가 홍콩을 떠나기 전 총회 활동을 함께 하는 동료 목사들에게 남긴 말이다. 그의 '영국행'이 감당 할 수 없는 압박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이렇듯 안전을 위해 해외로 거처를 옮겨 도피한 홍콩의 목회자는 로힝초이 목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복음주의 목사로 활동하던 웡시우영과 영킨퀑 목회자 등도 중국 정부의 새로운 홍콩국가보안법의 시행 이후 홍콩을 떠났다. 


홍콩내 주요 종교지도자들의 해외 이주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한외회 기독교계에 따르면 로힝초이 목사의 영국행이 알려진 이후 교계 임원 등으로 활동해온 일부 목회자들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으로의 이주를 고심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국 성향의 홍콩 매체 따꿍바오(大公报) 등은 로힝초이 목사와 홍콩을 떠나는 일부 목회자들을 향해 공개적인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해당 매체는 "해당 목회자들의 책임감 없는 행동에 종교인들이 비난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목회자에 대한 당국의 조처는 더욱 강력해 질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함혁상 열매교회 목사는 "국가적 종교 탄압은 국민의 기본 인권 문제와도 직결되는 기본적 침해 행위"라며 "중국 공산당의 종교탄압이 본토는 물론이고 홍콩의 무고한 목회지도자들에게까지 '광범위한 범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한다"고 지적했다. 

 

김산 기자 wpfls1021@segyetod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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